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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땅에 온 후진국개발의 기수|「맥나마라」세은 총재에 바란다|송인 상<한국경제개발협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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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우리들은 인류의 과거에 대해서 실망을 부금하며 인류의 현재에 대해서 불만을 느낀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인류의 장래에 밝은 희망을 걸고 온갖 정성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것은 세계은행 총재가 작년 9월 연차총회에서 세계은행운영의 좌표를 설정하는 가장 의욕적인 연세의 맺음말이다.
「맥나마라」총재는 우리 정부의 초청에 의해서 13일 하오 한국에 온다.
국제협력의 물결이 쌍무적 차원에서 점차 다원적 차원으로 옮겨가는 이때 마침내 제2의 「개발의 10년」이 시작되는 70년초하, 후진국개발의 기수인「맥나마라」총재가 오는 것이다. 가장 적절한 사람이 가장 적절한 시기에 가장 적절한 땅에 오는 것이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복잡하고 가장 큰 기구인 미 국방성을 전자계산기와도 같은 정확성으로 재편하고 유명한 PPBS를 개발하는 한편, 철저한 비용효과 분석에 의해 경비절약과 능률의 향상을 가져왔던 것은 너무도 유명한 이야기이다. 그는 의욕적이고 참신한 개발전략으로 많은 민족과 언어, 서로 다른 종교와 문명이, 공존하면서 낙후한 빈곤의 멍에를 벗지 못하고있는 전통적인 후진사회에 대하여 과감히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그를 충심으로 환영한다. 짧은 기간이나마 이곳에 체류하는 동안 한국에는 무엇이 있으며 무엇이 남아 돌아가고 무엇이 모자라는지를 올바르게 살펴주기 바란다. 수출지향의 공업발전, 과감한 외자도입, 기업가군의 경이적인 성장, 국내저축의 증대, 개발계획의 기술적 향상, 가족계획의 획기적인 성공, 높은 교육수준과 군사훈련이 경제 발전에 미친 효과등은 「맥니마라」총재가 관심을 기울이리라고 믿는다.
『남과 같이 우리도 잘살아 보자』고 몸부림치는 한국 국민의 강인하고도 싱싱한「개발에의 의욕」, 제고된 관리능력과 예지, 더우기 정부의 강력한 영도력을 몸소 보고 피부로 느끼기 바란다.
필자가 지난 3월「워싱턴」그의 사무실에서 만났을 때 그는 나에게『후진국에서 가장 발전하고 있는 한국을 손수 보고 거기에서 많은 것을 배워 세계은행운영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한 것이 다시 생각난다.
「맥나마라」씨가 세은 총재로 취임한 이래 가장 고무적인 것은 세은의 투-융자의 양적 팽창과 더불어 세은의 근본적 철학과 이에 따르는 투-융자 정책의 획기적인 전환이 바로 그것이다.
세계은행은 지금부터 25년전「부레튼우즈」에서 창설된 이래 지금까지 주로 사회간접자본부문 특히 철도·고속도로·발전 등에 융자를 집중해 왔으나「맥나마라」총재는 세계은행이진정코 후국을 도우려면 이러한 개별적인 사업에 융자하기 이전에 여러 후진국이 당면하고있는 개발의 애로나 제약요인을 제거해주는 일에 더 힘써야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병든 경제에 좋은 조건의 투-융자를 주는 것보다는 무엇이 그 나라경제를 병들게 하는 것이며 무엇이 병든 경제를 치료하는 방법인가를 알아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기에 세계은행은 투-융자 전략의 새로운 초점을 인구계획·교육의 전진 및 신종자 보급을 중심으로 한 소위 녹색혁명에 두고 있고 다시 여기에다가 실업문제, 도시화 문제 및 공업화를 추가해서 이러한 부문에 투-융자를 집중하고 기술원조를 강화함으로써 후진국의 근대화를 촉진하자는 것이다.
국제협력의 양상이 다원협력으로 전환되어 감에 따라 세계은행은 문자그대로 후진국개발의「메카」가 된 것이다. 많은 후진국들로 하여금 과거의 심체에서 벗어나 그 전통사회에서 탈피해서 이른바 도약단계를 이루게 하는 막중한 책무는 세계은행에 맡겨진 것이며 그런 의미에 있어「맥나마라」총재의 의욕적이고 과감한 개발전략은 중대한 세계사적 의의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한국경제의 당면한 문제는 보다 나은 조건의 외국차관을 얻는 것이다.
세계은행을 통한 공공차관이야말로 이러한 유형일 것이다. 우리는 세계은행과의 유대를 더욱 공고히 하여 세계은행의 더 충실한 회원국이 되고 그리하여 미국의 경제원조가 미처 다하지 못했던 맺음을 세계은행을 봉하여 이룩하고자 한다.
좋은 종자에 좋은 토공에 가장 필요한 것은 적당한 비료이다. 우리는 세계은행의 신인도를 높임으로써 국제 경제 금융사회에 있어서 한국의 지위를 일층 드높일 바탕을 이미 마련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맥나마라」총재는 가장 올바른 시기에 희망에 찬 이 땅에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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