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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기업공개 17곳 중 15곳 주가 올라 공모주 열기 … 경쟁률 781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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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올 들어 기업공개(IPO)를 한 회사의 주가가 대부분 공모가를 웃돌면서 공모주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장한 기업 17곳 가운데 2곳을 빼고 모두 공모가보다 주가가 올랐다. 특히 금호엔티·삼목강업·엑세스바이오·아이센스는 공모가 대비 상승률이 100%를 넘었다. 유가증권 시장에서 유일하게 상장된 DSR의 경우도 상장 이후 석 달 만에 주가가 15% 올랐다.

 공모주 경쟁률은 치솟고 있다. 지난달 말 상장된 KG ETS의 경우 1조2000억원이 넘는 돈이 몰리면서 39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17일 상장된 KT 계열사인 나스미디어도 경쟁률이 781대1에 달했다. 한국거래소 최재웅 상장심사팀장은 “공모주는 실제 가치보다 할인해 공모가를 산정하는 경우가 많은 데다 과거보다 기업공개가 많이 줄면서 희소성이 높아져 경쟁률이 치솟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시장도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스팩 합병건은 한 건도 없었지만, 올해 스팩을 통해 상장을 기다리는 회사가 4개로 늘었다.

 공모주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일기 시작한 건 올해 초부터다. 글로벌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금융위기 이후 4년간 썰렁하던 IPO 시장도 반사이익을 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새로 출범한 박근혜정부가 ‘창조경제’를 화두로 미래창조과학부를 신설하며 벤처 창업 붐을 조성한 것도 한몫을 했다. 국내 IPO 시장에서 형성되는 공모주 가격이 적정가치보다 20%가량 저평가된다는 점도 새삼스레 주목을 받았다. 미국 등에서 10~15% 정도 저평가되는 것과 비교하면 투자 매력이 그만큼 높다는 뜻이다. 한동욱 현대증권 연구원은 “공모 투자자들의 수익률을 어느 정도 보장해줘야 IPO에 성공할 수 있고,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관심도 유발할 수 있어 주간사가 적정 가치에 비해 낮은 가격에 공모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공모주 시장이 살아나면서 시장의 관심은 올 하반기 IPO에 나서는 회사에 쏠린다. 올 하반기에도 30개 정도의 기업이 증시의 문을 두드릴 예정이다.

 올 하반기 IPO시장의 최대어는 현대 로템이다. KTX-산천호를 만드는 현대자동차 그룹의 계열사로 지난해 매출액이 3조7000억원, 영업이익이 1750억원이다. 신송홀딩스도 유가증권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신송식품을 자회사로 보유한 지주회사다. 지난해 매출액은 1659억원, 영업이익은 121억원 정도다.

 하지만 막상 개인이 공모주에 직접 투자해 높은 수익을 올리긴 쉽지 않다. 청약경쟁률이 높아질수록 받을 수 있는 공모주가 줄어든다. 대금의 50%를 증거금으로 내야 하는 부담도 있다.

 이럴 경우 공모주 펀드가 대안이 될 수 있다. 통상 공모주는 기관에 배정되는 물량이 많아 투자 금액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분산투자 효과도 있다. 이름이 덜 알려진 신규 상장 기업에 대한 분석을 스스로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장점이다. 현재 국내에서 운용 중인 공모주 펀드(공모형)는 48개에 이른다.

 공모주 펀드에 가입할 때 과거 수익률 말고도 꼭 챙겨봐야 할 것들이 있다. 우선 투자 비중이다. 채권혼합형의 경우 순자산의 30% 이내에서만 공모주 투자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반면 주식혼합형은 펀드 자산의 90% 수준까지 공모주 청약에 참여할 수 있어 공격적인 투자에 적합하다. 에프앤가이드 이승현 연구원은 “공모주라도 모두 오르는 게 아니라 펀드 유형, 그리고 기업에 대한 분석 능력을 감안해 상품을 골라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꾸준한 성과를 낸 운용사가 안정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공모주 펀드도 공모형 말고 사모형 펀드 가입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공모형은 동일 종목의 편입 비중이 10%로 제한되지만 사모형 펀드는 동일 종목을 90%까지 편입할 수 있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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