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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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마지막 봄을 교신하는
당신의 층계는 어둡고 멀군요.
세종 어느 꽃집
충일된 살내음의 현장에
목마른
당신의 가슴으로
번져 피는 한송이 붉은 피.
가시는 길
젖어서 거부하는 승천의
아아, 암반을 새기는
풍요한 손길
능금밭 뜨거운 진액에 눈뜨는
환각의 궁입니다.
흙내음 가득한
타다 남은 생활의
유방을 헤매며
살로 터지는 기지의
흰 쟁반
깊은 갈비뼈
나의 신앙.
포화 지나간 자리의
한줌 흙
한송이 핏물을 걸러 내어
가꾸는 이봄을
5월 어느꽃집에 뿌려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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