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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도 간첩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3년전「프랑스」각지에서 가짜 우표가 수없이 발견되어 우정당국자들의 골치를 썩힌 적이 있다. 그후 이것이 북괴의 장난이며 대한적화 선전을 위한 문서들을 보내는데 사용했던 것임이 판명됐었다.
「파리」의 한 우체국에서 발견된 우표의 그림에서는「프랑스」공화국의 상징인「마리안」의 눈동자가 사팔뜨기로 인쇄됐기 때문에 위조라는게 드러났었다.
이밖에도「스트라즈부르」중앙우체국에서는「체코」나 동독의 가짜 우표를 붙인 소포들도 많이 발견됐었다.
이런 가짜 우표가 붙은 소포들이 그동안 수천개나 북괴로부터 공산권을 거쳐「프랑스」 에 우송되고, 여기서 다시 한국으로 전송되어 왔다는 것이다.
이런 일은 사실 외국인들에게는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을지 모른다. 가짜 우표들을 수십 「프랑」씩에 사들이는 세계의 우표수집가들에게는 오히려 반가운 일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가짜우표 사건은 우리에게는 어떠한 악랄한 잔꾀도 사양치 않는 북괴의 검은 마음속을 알려주는 훌륭한 교훈이 된다.
최근에 이르러 북괴가 직접적인 무장간첩 침투공작에 광분하고 있다는 증거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4일 충남 서산군 안면도에서 간첩단 21명이 월북직전에 일망타진 됐다. 새삼 방첩기관의 노고를 치하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왜 북괴는 주로 외딴 섬들에 무장간첩들을 침투케 하려하고 있는 것인지? 작년에도 흑산도와 완도, 그리고 군산앞 바다의 오식도등에서 간첩들이 잡힌일이 있다.
물론 섬들이 침투하기가 쉽다는 점도 있다. 그러나 이런 외딴섬들의 방첩대세에 무슨 허점이 있다고 북괴가 보고, 또 혹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닌지?
보안사발표에 의하면 체포된 간첩중에는 그 동안 두 차례나 북괴를 왕래한 적이 있다는 것이며, 또 현지에 삼던 한 예비역장교가 간첩에 포섭됐었다는 것은 기막힌 일이다.
우리의 방공전선을 좀 더 알맹이 있는 것으로 만들어 나가야만 할 것 같다. 이번에 체포된 간접들의 소지품중에는 무기이외에도 독약이 있었다 한다. 우리는 일본으로부터의 세균 발주사건을 기억하고 있다.
가짜 우표로부터, 그리고 세균, 독약…. 앞으로 북괴가 어떤 잔꾀를 꾸밀지, 우리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더욱 반공태세를 가다듬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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