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 비행 중 F86덮개 날아가 영하50도 필사의 급강하…살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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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야간요격훈련 중 고공3만4천 피트 상공에서 조종실 덮개가 날아가 영하50도의 추위 속에 조종간을 잡고 기적적으로 생환한 공군조종사가 비전투시의 조종사 최고 명예인 「웰던」(well.done)상을 받게됐다.
23일 밤8시30분 공군○전투비행단 소속 박광우 중위(26)는 군산 동북방 50마일 상공에서 애기F80F전폭기가 갑자기 폭음과 함께 「캐노피」(조종실 덮개)가 날아가는 바람에 산소「마스크」를 잃었다.
「베일·아웃」. 편대장 이순익 대위의 비상탈출 명령을 받았으나 박 중위는 휘청거리는 몸을 영하50도의 조종석에 가눈 채 애기와 함께 자신의 생명을 건질 결심으로 수직 급강하 계기비행을 감행했다.
비행경력이 불과 4백 시간인 병아리 「파일러트」박 중위는 30만「달러」의 값어치인 애기도 건져야겠지만 민가가 눈 아래 깔려있음을 직감, 거친 호흡에도 어둠을 뚫고 급강하하다가 6천「피트」상공에서 기체를 수평으로 되돌렸다. 그 순간 조종간을 거머쥔 두 손은 동상에 걸려버렸다.
관제탑을 부르려했으나 산소 「마스크」에 붙어 있는「마이크」마저 날아갔다.
가물거리는 의식으로 방향계를 쫓아 모 기지에 「터치·다운」하기까지 15분20초.
「앰뷸런스」가 달려왔을 때 박 중위는 『30만「달러」를 벌었습니다』고 말하고 까무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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