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투명한 폭력…소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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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자동차의 소음은 『눈에 보이지 않는 폭력』이다. 매연·배기「개스」통에 겹쳐 자동차의 소음은 피로한 도시민의 건강을 한층 해치고 있다. 도시 소음의 소음원은 차량·「모터사이클」·확성기·공사장에서 나오는 소음 등이 있지만 그 가운데 「엔진」·경적 등 차량의 소음이 가장 횡포가 심하다.
서울시 위생 시험소에서 작년 말 서울 시내 간선 도로변 소음도를 측정한 결과로는 아침「러쉬아워」때는 최고 90「폰」까지의 소음을 기록하여 『인체에 현저한 위해』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달 평균으로 측정한 소음도를 보면 상오인 경우는 ①시청 광장 75 ②서울역 85 ③삼각지 「로터리」90 ④영등포 시장 앞 89 ⑤광화문 앞 81 ⑥화신 앞 86 ⑦종로 5가 81 ⑧혜화동 80 ⑨신설동 84 ⑩청량리 79로 전 서울 시내가 79「폰」의 높은 소음도를 나타내어 한계소음 45∼40「폰」의 배에 가깝다.
소음의 기준을 보면 건강한 사람이 속삭이는 소리를 듣는 것은 0「폰」이다. 낙엽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는 15∼20「폰」시계추 소리는 25∼30「폰」조용한 교외 주택가는 40∼45「폰」, 여기까지가 정상이다. 보통 사무실 안의 소리가 50「폰」이다.
「라디오」의 듣기 좋은 소리는 65「폰」, 일반 백화점 안도 65「폰」, 전화「벨」소리 70「폰」, 버스에 타고 느끼는 소음도는 80∼85「폰」, 독창하는 소리는 90「폰」, 자동차의 경적은 90∼1l5「폰」, 비행기 「엔진」은 120∼l30「폰」이 된다.
공사장의 기둥 박기 (항타)는 106∼115 「폰」,「콘크리트·믹서」는 102「폰」을 낸다.
여기에 비추어 보면 서울 도심지는 항상 버스에 타고 있는 사람이 느끼는 것과 같은 소음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된다.
이 소음이 어떻게 해로운가 하는 것이 문제된다.
소음 규제의 근거는 『감각의 강도는 자극의 강도의 대수에 비례한다』는 기준에서 비롯된다. 지금까지의 조사로는 소음에 대한 진정·고발은 매연·분진보다 많으나 직접 피해자는 적어 소음은 결국 불특정 대중에게 위해를 주는 것에 기준이 삼아진다.
소음에 대한 인체의 반응을 보면 80「폰」이상 일 때 사람은 기분이 울렁거려 이른바 신경질적인 경향을 띠고 안정을 잃는다.
개의 소음 실험에서 보면 50「폰」에서 위액의 이상 분비 상태를 나타내고 90「폰」에서는 위액 분비량이 3분의1로 준다는 것이다.
사람은 심장이 두근두근해지고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도 작용하는 자율 신경에 의해 신체의 모세관이 줄어드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소음에 시달리는 사람의 오줌에서는 많은 양의 「비타민」 B1이 검출되는데 이것은 「비타민」 B1의 소모가 조용한 곳에서 일하는 사람보다 심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으로 피로를 촉진하는 것을 뜻하는 것.
소음의 피해로는 두뇌 작용이 둔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외국의 실험 결과로는 하루 2시간씩 10일 동안 학생 5명을 55「폰」70「폰」85「폰」의 3단계 소음 속에서 생활하게 한바 간단한 더하기 빼기의 계산능력이 뚝 떨어졌다는 것이 발표되고 있다.
잠도 그렇다. 보통 때는 곧 잠드는 건강한 사람도 50「폰」속에서는 잠들기까지 54분, 75「폰」속에서 1시간24분 이상이 걸렸다는 통계도 나오고 있다. 이 보이지 않는 폭력의 범인은 중량차 일수록 크지만 「지프」는 중량차 못지 않은 소음도를 나타내고 있다.
연세대 예방 의학 교실의 연구로는 차량의 소음은 주행 차량의 대수 증가와는 별도 관계가 깊지 않고 오히려 차 하나 하나의 성능에 더 영향하고 있음이 나타나 차량 정비 불량이 곧 소음 공해 원임임이 밝혀지고 있다. 이 조사로는 노후한 배기관일수록 소음 발생이 컸다. 이것은 곧 도로 상태와도 깊은 관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 시내의 경우 3천여대의 버스 중 50% 이상이 노후차인 환경에서는 소음 공해가 갈수록 더해질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서울 시내서의 자동차의 경적은 현재 90∼115 「폰」을 허용하고 있어서 인체에 해로운 소음도를 상회하고 있는 실정. 경찰은 도심지에서는 경적을 울리지 말도록 단속하고 있으나 운전사들은 예사로 소음을 낸다.
과학기술처는 자동차의 소음 공해 극복은 차량 정비의 철저, 도로면의 균형 합리적인 「타이어」사용에 있다고 지적하고 있으나 노후 차량이 없어지지 않는 한 「도시의 폭력배」로 괴롭히게 될 것은 뻔하다. <김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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