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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입주 기업들 "재가동 1~2개월 걸릴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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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개성공단 정상화 합의 소식을 접한 입주업체 관계자들이 비상대책위 사무실에서 환호하고 있다. [뉴시스]

14일 오후 7시, 회담이 시작된 지 9시간 만에 남북 양측이 개성공단 정상화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서울 여의도 개성공단 정상화 비상대책위원회 사무실에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초조하게 회담 결과를 기다리던 10여 명의 기업인 휴대전화에는 지인들의 축하전화와 문자메시지가 이어졌다.

 문창섭 공동 비대위원장은 “광복절을 하루 앞두고 정상화가 이뤄졌으니 오늘은 개성공단 ‘광복의 날’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입주기업들은 규모와 업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공장 재가동까지는 1~2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측했다. 섬유업체를 운영하는 한재권 비대위원장은 “이르면 다음 달 중순부터 공장을 다시 돌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철 제씨콤(전자업체) 대표는 “최소 일주일에서 길게는 한 달 정도 설비를 점검하고 관리해야 할 것 같다”며 “제품은 10월께나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공장을 재가동한다고 해도 거래처를 회복하고, 운전자금을 다시 마련해 유동성도 확보해야 하는 등 난제는 쌓여 있다. 이 과정이 족히 1년은 걸릴 것으로 기업인들은 내다봤다. 성현상 비대위 피해대책분과위원장은 “경영을 정상화하는 동안 운영자금 등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공단 가동 중단에 따른 피해보상 문제도 남아 있다. 개성공단기업협회가 123개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지난 6월 말 실태조사를 한 결과 피해액은 1조566억원으로 추산됐다. 한 입주기업 대표는 “도산 위기에 처한 일부 기업인은 개성의 공장을 포기하고 경협보험금 지급을 신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보험금 수령에 나설 경우 개성공단 내 자산에 대한 권리는 정부로 넘어온다.

 이날 현대그룹도 개성공단 정상화가 금강산 관광 정상화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정부 승인이 날 경우 두 달 안에 관광을 재개할 수 있도록 준비해 왔다”고 설명했다.

김영민 기자, 신혜진 인턴기자(고려대 영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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