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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날 유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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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제3회 과학의 날을 맞아 정부는 성대한 기념식을 갖고 유공자들을 표창했다. 과학기술처 발족 1주년을 기념하여 과학의 날을 제정한 뒤 정부는 과학교육과 과학연구의 발전을 위하여 상당한 노력을 경주하여 장기 과학개발방향의 설정, 한국과학기술연구소의 설치 등을 통하여 과학개발의 기반을 굳혀왔고, 연구활동의 조성, 과학기술 영재의 양성에 주력한바 있음은 경하할 만한 일이다.
정부는 과학기술의 개발이 경제개발에 필수 불가결한 요구임을 알고 경제과학심의회의를 설치하고 과학진흥을 의한 계획을 입안케 하고 있으며, 과학기술처를 두어 과학진흥·해외문화교류 등에 크게 이바지하고는 있으나 이로써 과학기술개발에 만전을 기했다고는 보기 어려울 것이다. 과학의 날을 제정한 것도 초기술사회의 바탕이 될 기초과학의 연구조성에 그 의의가 있다고 보아야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과학이 곧 기술이라는 그릇된 사고에서 기술의 발전에만 지나치게 치중하고 있는 감이 불무하다.
그동안 정부는 한국과학기술연구소를 미국의 도움으로 설립하여 외국에서 과학기술개발연구에 종사하고 있던 한국학자들을 초빙, 연구에 종사케 하고 있으나, 그 연구기능은 아직도 만족할 만한 상태에 있지 않으며 처음 시도했던 용역계약에 의한 연구소유지라는 목적을 달성하기는 요원하고, 대부분의 경비를 외원이나 국고에 의존하고있는 실정이라고 들린다. 용역계약의 부진으로 인한 간격을 메우기 위하여 과학기술연구소에 이공계대학원을 설치할 것까지도 계획하고있다고 하는 바, 이는 기술개발이 과학발전의 기반 위에서만 비로소 가능하다는 사실인식이 부족한 증좌라 할 것이며, 과학기술연구소에 대학원부설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라 할 것이다.
이밖에도 정부는 한국과학원의 설립을 구상중이라고 하는 바, 한국과학원이 한국학술원의 일분과가 될 것인지, 연구소가 될 것인지, 대학원이 될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으나, 만약에 한국과학원이 설립되는 경우에는 과학자들의 중지를 모을 수 있는 학술원적 성격의 것이어야 할 것이라고 우리는 생각한다. 정부는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를 육성하고 한국과학기술후원회를 조직하여 과학기술자와 기술단체에 대하여 재정적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바 과학자를 모체로 하는 한국과학원을 만들어 장식적인 학술원과는 다른 실질적인 원조를 하여 주는 경우에는 과학자우대의 길이 열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 경제과학심의회의에는 과학자를 위원으로 보다 많이 임명하여 종합경제개발에 참여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과학자에 대한 처우는 현재 많이 좋아지고는 있으나 아직까지도 평준화단계에는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학기술연구소 직원보다도 훨씬 경험 많은 인재가 연구와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대학의 과학교수들에 대한 처우는 너무나도 불균형하다. 5백불 이상의 봉급을 받는 연구원에 비하여 그들을 육성해낸 교수들이 2백불도 받지 못하고있는 현실을 직시하여야 할 것이다. 정부는 말로만의 과학자우대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과학교수나 실과교사들의 봉급과 연구비를 인상지급하여 과학하는 나라, 선진과학국가에 뒤떨어지지 않는 과학국가가 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할 것이다.
과학기술의 개발은 정부의 힘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기에, 과학자와 기술자의 창조적인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요, 모든 국민이 과학하는 마음을 갖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국민으로서도 하루빨리 장인천시의 봉건적인 의식구조에서 탈피하여 과학을 연구하고 기술을 개발하여 70년대 기술혁신의 해를 맞아 우리의 과학기술을 중진국의 선두에 올려놓도록 부단한 노력을 경주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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