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남수상 트란·반·후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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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방한중인 전 월남수상 트란·반·후옹씨는 20일 『미국의 월남에 대한 비미국화정책은 북폭중지와 마찬가지로 너무 성급한 결정이었다』고 말하고 『월남평화는 미·소 등 강대국의 성의에 달린 국제문제』라고 주장했다. 19일에 내한한 후옹 전 수상은 기자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최근의 학살사건에 따른 월남·캄보디아의 관계, 월남전의 조기종결에 관한 그의 견해 등을 광범하게 얘기했다.
문=닉슨의 월남화정책과 북폭중지 결정의 고수에 대해 일부에서는 전쟁의 조기종결을 오히려 늦추고있다고 비난하는데 귀하의 견해는?
답=사실 미국의 그러한 결정은 월남 평화를 하루속히 가져오는 것을 방해했다고 본다 . 예컨대 북폭중지는 월맹과 베트콩에 승리에의 망상을 안겨줬으며 월남의 월남화정책도 마찬가지 구실을 했다.
문=파리 평화회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답=파리 회담은 월남평화에 관한 한 아무 결정도 지을 수 없다. 월남전의 해결책은 월남땅에서 찾아내야 한다. 이것은 전에도 그랬고 현재도 마찬가지이며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파리 회담이 공산월맹의 선전장 구실을 한 외에 해놓은 것이 무엇인가?
문=최근 캄보디아군이 캄보디아 내의 월남민간인을 대량학살하고 있다고 보도되었는데 이사건과 양국의 장래 관계에 대해서.
답=나는 론·놀 장군이 그런 입장을 취하지 않았으리라고 지금도 확신한다. 이 사건이 사실이라면 내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월남도 무엇인가 응답이 있어야 할 것이다.
물론 이것이 대응학살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문=월남군과 캄보디아군이 국경지방에서 합동작전을 벌여 공산측과 싸운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답=아는바 없다. 그러나 캄보디아의 군대라야 겨우 3만명 밖에 안 되고 또 이들의 전투능력은 별로 높이 평가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내 생각으로는 월남군과 캄보디아군의 합동작전이란 그리 효과적이거나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반면에 지금까지 베트콩의 성역으로 되어 있던 캄보디아 동부 국경지방에 대해 미·월군의 추적권을 인정한다면 이것은 큰 수학이 될 것이다.
문= 라오스에 이어 지금은 캄보디아와 타일랜드까지 월남전에 점점 깊이 빨려들고 있다. 월남의 평화가 이와 같은 전장의 확대로 더욱 어려워졌다고 보지 않는가?
답=대답의 키는 미국이 현 캄보디아사태를 바르게 이용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라오스의 내전은 이미 해묵은 것이며 캄보디아사태 역시 올 것이 왔을 뿐이다. 전쟁의 광역화는 평화를 어렵게 하지도 쉽게 하지도 않았으며 문제의 해결은 이와 같은 필연적 조건을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달렸다. <홍사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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