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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투 4일…대기권접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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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휴스턴우주본부16일AP·AFP=본사종합】지난 4일간 수많은 위기를 극복하면서 지구로의 긴급귀환을 계속중인 아폴로13호는 16일 하오 1시41분(한국시간=이하 같음) 귀환 회랑에 성공적으로 진입함으로써 안전귀환의 전망이 밝아진 가운데 18일 새벽 3시7분 북태평양에 착수할 예정이며 17일 하오 9시 현재 달착륙선의 모든 기능이 대체로 양호하다고 우주본부 통제소가 발표했다.
제임즈·러블 프레드·헤이즈 존·스와이거트 등 세우주인은 17일 새벽 선내가 약간 춥기는 하나 모든 기능이 대기권 돌입에 지장이 없을 것 같다고 지상에 보고하면서 단 한가지 문제는 사령선의 전지 1개가 반 용량인 20암페어 정도의 전력을 표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두개는 전 용량을 표시하고 있어 착수에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지상 통제소는 우주인들에게 연락했는데, 이로써 산소탱크의 파열과 전원 고장으로 지구로부터 33만km나 떨어진 먼 곳에서 생사의 갈림길을 방황하던 세 지구인들의 생명은 구출될 수 있는 전망이 거의 확실해졌다.
아폴로13호는 17일 0시17분 달과 지구와의 중간점을 통과하였으며 17일 상오 1시45분에는 지구로부터 21만8천39km의 공간을 시속 5천8백8km로 통과, 정확한 귀환궤도를 달려오고 있는데, 진로수정이 필요하더라도 아주 작은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고 지상 통제소가 밝혔다.
세 우주인은 15일 밤 살을 에는 듯한 추위 때문에 사령실 안에서 잘 수 없어 작은 착륙선으로 옮겨 잠을 잤다.
가장 추위를 타는 우주인은 존·L·스와이거트이다. 그는 『과연 오늘밤을 잘 수 있을는지 의문이다. 달착륙선 안의 온도도 섭씨1도 내지 4도로 내려갔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상 통제소는 지금 우주선 안의 온도는 섭씨 11도이나 그들이 빙점 가까이로 느끼고 있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말했다.
러블 헤이즈 스와이거트 세 우주비행사들은 태평양 상에 착수한 뒤 1백3l시간 생존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산소와 선내 공기를 정화하는데 사용하는 수산화리튬의 1백21시간 분의 여분, 77시간 분의 전력공급 및 달착륙선 연료의 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나 물 보유량은 18시간에서 12시간 분으로 줄었다. 우주 비행사들은 16일 하오 1시32분(한국시간) 궤도수정에 성공했는데 만일 이것이 실패했었다면 『우주미아』가 될 뻔했다.
그러나 모선의 모터는 완전히 쓸 수 없게 되었으며 지난 13일 일어난 산소저장탱크의 고장은 16일 헬륨통의 폭발로 악화되었다.
또한 선내의 컴퓨터도 이제는 제대로 가동하지 않으며 우주선 선회도 겨우 수동조작으로 해야만 한다.
보다 큰 문제는 우주선캡슐이 정확히 대기권의 6·5도 우주회랑을 통과하여 대기와의 마찰로 생기는 열을 견뎌내고 무사히 착수할 수 있는가에 있다.
그러나 동력선의 폭발로 내부의 온도를 변화시키지 않게 해주는 캡슐의 열 보호 장치가 아마도 파괴되었을지도 모른다.
만일 캡슐에서 동력선이나 착륙선이 분리되지 않는다면 지구 귀환은 어려우며 캡슐은 우주 회랑을 잃고 다 불에 타버리게 될지도 모른다. 한편 인류사상 최초로 달을 밟은 아폴로11호의 우주인 닐·암스트롱씨는 16일 밤 지구 대기권 재돌입시의 낙하에 대해 설명하면서 『달 표면에서 상승엔진이 점화되지 않을 때는 적어도 협의할 시간이 있지만 만약 대기권 재돌입 시 낙하산이 펼쳐지지 않을 때는 협의할 시간이 없어 대안이 없게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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