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간에 도전하는 컴퓨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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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지난 67년 캐나다의 몬트리올에서 열렸던 엑스포에서 처음으로 컴퓨터가 등장했었다. 그러나 그때는 겨우 회장을 정리하는데 사용됐을 뿐이었다. 그로부터 불과 3년, 이번 엑스포70에서는 컴퓨터가 화려한 용도를 자랑할 만큼 성장을 보였다.
주차장의 출입하는 차량 댓수를 체크하여 빈곳을 알려주고, 장내의 혼잡상태를 점검하여 신호로 알리고, 미아가 있을 때는 보호소에 있는 그 아이를 컴퓨터의 알선에 의해 부모와 TV로 확인 대질하게 한다.
그뿐 아니라 컴퓨터의 미래성이 여간 대단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수많은 전시관에서 눈여겨볼 수 있다. 우선 컴퓨터회사의 대명사처럼 되어있는 IBM사관에서 신기한 기능을 발휘하는 컴퓨터를 본다.
골프실력이 싱글이 되고 싶은 사람, 달세계까지 우주선을 정확하게 몰고싶은 사람, 자기에 알맞는 복장을 고르고 싶은 사람, 스스로 만화를 그려보고 싶은 사람을 위해 컴퓨터가 선생이 되기도 하고 좋은 충고자가 되기도 한다. 또 IBM관에는 특정한 사람의 말에만 인간의 육성에 가까운 소리로 여러 가지를 답하는 컴퓨터가 있다.
고색풍의 칠중탑 모양을 한 일본 고하 그룹관 내부는 현대의 첨단을 가는 컴퓨터로 각종 놀이를 하게 만들었다.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작업하는 보이스·컨트롤·크레인이라든가 인감을 대신하는 성문에 의해 물건을 내주는 캐쉬리스·쇼핑·코너라든가 사람과 바둑시합을 하는 등 미래가 컴퓨터 시대라는 것을 실감나게 한다.
일본전기(NEC)제 대형컴퓨터는 TV 카메라 앞에 앉은 사람의 인상을 조사하여 성격을 맞히는 동시에 초상화까지 타이프 해 준다.
부사 그룹 관에서는 새로운 영상과 전자음악과 환상적인 광선이 컴퓨터에 의해 연출된다. 자동본관에선 컴퓨터 지시에 의해 무인자동차가 달린다.
이렇듯 컴퓨터는 인간의 특성을 하나 둘씩 갖추어가고 있다. 마음에는 인간을 부리는 컴퓨터, 컴퓨터를 스스로 만들어내서 써먹는 컴퓨터가 나오지 말란 법도 없고 보면 오히려 인간에 대한 위협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김종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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