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PO70서 본 미래(1)|일본 오오사까서 펼치는 새 기술 레퍼터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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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만국박람회(엑스포)를 미래의 실험극장이라고 말한 사람이 있다.
사실 1851년에 영국 런던서 열렸던 제1회 이래 20여회를 되풀이하는 동안에 엑스포에서는 가지가지의 미래를 연 신기술과 신제품이 탄생했다. 첫 엑스포 때의 유리와 쇠로 지어진 수정궁 같은 신건물, 불란서를 상징하는 에펠탑(1889년) 등의 신구조물이라든가 자동차·축음기·나일론 등 신제품은 엑스포에 나타나서 미래를 연 것들이다.
엑스포70에 대해서는 일찍부터 주최국인 일본서 미래도시의 모델이며 미래를 열 신기술 신제품의 견본 시라고 말해져 왔다. 일본정부는 물론 웬만큼 이름 있다는 기업체가 거의 모두 참가하다시피 해서 이뤄놓은 만국박람회회장은 기상천외한 형태와 원색 다채로운 색채의 건물로 해서 언뜻 현재의 도시와는 다른 앞날의 도시 같은 인상을 준다.
그러나 외국의 전문 건축가들과 언론인 가운데에는 엑스포 회장이 미래도시를 지향하기에는 너무나 빈약하고 미래도시로서의 기능성에 있어서도 재고할 점이 많다고 신랄하게 비판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게 있다. 얼마 전에 『만국박람회장을 보고 미래도시의 가능성을 탐구한다』는 테마의 일본만국박람회 국제건축회의가 이곳 대판서 열린 적이 있다. 주최는 심벌존에 있는 태양탑을 계획, 실현시킨 강본태낭씨 경영의 현대건축연구소였고 참가자는 모세·사프디(캐나다) 요나·프리드만 등 심벌존 공중 테마관 전시에 협력한 5명의 구미건축가와 심벌존 설계에 관계한 단하건삼 동대교수 등 6명의 일본의 건축가들이었다. 이 회의에서 주최측의 기세를 꺾는 신랄한 비판이 마구 쏟아져 나왔다 해서 한때 화제가 됐다. 『미래도시로서의 만국박람회장은 인문이 주역이어야 하는데 그 점이 소홀했다』 『인간을 참가시켜 서로의 의견을 교환함으로써 정보적 환경을 만들었어야 했다. 그리하여 새로운 에너지를 발산시키는 소프트웨어, 즉 이용 기술적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었다』는 따위의 그들 세계적인 건축가들의 비판을 일본측 건축가들은 대꾸를 못했다고 들린다. 한편 뉴요크·타임즈의 세계적인 미술비평기자인 가데나씨 같은 사람도 만국박람회장을 요란하기만 한 슈퍼·슈퍼·마키트라고 일소을 붙이고 있다. 그런 비평이 있기는 해도 대개의 외국사람들은 일본측이 주장하는 대로 대판 만국박람회를 미래와 통하는 실험극장이라는 점을 시인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그런데 엑스포70에서 볼 수 있는 미래는 무엇일까를 알아보기로 하자. <계속><대판=이종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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