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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 큐브의 '바버샵' 2주 연속 1위!

중앙일보

입력

유난히 신작들의 개봉이 많았던 9월 20일부터 22일까지의 이번 주말 북미 극장가에서 아이스 큐브 주연의 코메디물 '바버샵(Barbershop)'이 1,282만불의 수입을 벌어들이며, 신작들을 누르고 지난 주말에 이어 1위 자리를 고수하였다. 이같은 '바버샵'의 예상밖의 선전에 대해 흥행분석회사인 엑지비터 릴레이션의 대표 폴 데저베리언은 "이같은 흥행은 그야말로 좋은 입소문과 평론가들의 반응에 힘입은 결과."라고 결론내렸다.

이번 주말 미전역에서 새로 선보인 영화들은 모두 네 편에 달했다. 이중에서 가장 높은 수입을 기록한 영화는 골디 혼과 수잔 새런든이 주연한 코메디물 '뱅어 시스터즈(The Banger Sisters)'로 1,004만불의 수입을 올려 2위를 차지하였다. 하지만 나머지 개봉작들은 그만그만한 성적을 기록하는데 그쳤는데, 안토니오 반델라스와 루시 루가 주연한 '발리스틱: 엑스 대 시버(Ballistic: Ecks vs. Sever)'와 히스 레저 주연의 전쟁 드라마 '포 페더스(The Four Feathers)'가 각각 701만불과 686만불의 수입을 올려 나란히 4위와 5위에 랭크되었고, 유괴범 커플과 아이를 유괴당한 젊은 부부사이의 대결을 그린 스릴러물 '트랩트(Trapped)'는 321만불의 수입으로 간신히 10위에 턱걸이하였다.

이번 주말에도 저예산 로맨틱 코메디물 '마이 빅 팻 그리크 웨딩(My Big Fat Greek Wedding)'의 흥행행진은 이어졌는데, 개봉 23주째인데도 불구하고 1천만불에 가까운 975만불의 수입을 올려 3위를 차지하였다. 현재까지 '마이 빅...'의 벌어들인 총수입은 1억 2,405만불에 달한다.

한편, 로빈 윌리암스가 한 가족을 스토킹하는 사진점 직원 역을 연기한 스토킹 스릴러물 '원 아워 포토(One Hour Photo)'가 박스오피스 10위권 영화들중 가장 작은 극장수인 1,332개 극장에서 상영됨에도 불구하고 463만불의 수입을 올리며 6위에 랭크되었고, 샤말란 감독의 '싸인'이 350만불의 수입을 추가하며 그 뒤를 이었다. 지금까지 '싸인'이 벌어들인 총수입은 2억 1,794만불에 달하는데, 이는 '스파이더맨'(현재까지 총수입 4억 569만불), '스타워즈 에피소드 2'(3억 177만불)에 이어 올해 개봉작중 세 번째로 높은 흥행성적이다.(4위는 '오스틴 파워 3: 골드멤버'의 2억 1,108만불)

이번 주말 개봉작들중 가장 높은 흥행수입을 기록한 '뱅어 시스터즈(The Banger Sisters)'는 중년 연기파 여배우 골디 혼과 수잔 새런든이 오빠부대 출신의 단짝 친구를 연기하는 여성관객용 코메디물이다.

영화에는 '선인장 꽃'과 '데드 맨 워킹'으로 각각 오스카 상을 수상했던 혼(공교롭게도 그녀의 딸 케이트 허드슨 역시 '올모스트 훼이모스'에서 오빠부대의 선두격인 페니 레인을 연기한 바 있다)과 새런든(그녀의 친딸인 에바 아무리가 극중에서도 딸로 출연한다)외에도 '샤인'으로 오스카 상을 수상했던 제프리 러쉬가 골디 혼의 여행 친구로 출연하고 있다. 연출은 '파 앤드 어웨이'의 각본을 썼던 밥 돌먼이 담당했는데, 이번이 그의 연출 데뷔작이다.

올해 나란히 56세인 골디 혼과 수잔 새런든이 극중에서 연기하는 인물은 60년대 록큰롤 그룹의 열광적인 오빠부대 출신인 수제트와 비니. 수제트는 아직까지도 옛날 짐 모리슨과 화장실에서 정사를 나누었던 바에서 그대로 근무하고 있는데, 어느날, 바로부터 해고를 당하자 왕년의 오빠부대 단짝 동지였던 비니를 찾아 피닉스로 떠난다. 사실 비니 역시 수제트와 함께 클럽에 놀러 온 거의 모든 락 스타들과 잠자리를 했을 정도로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지만, 16년전 그러한 생활을 청산하고 피닉스로 이사를 간 후, 지금은 자신의 옛이름인 래비니아란 이름을 되찾고 한 가정의 아내, 엄마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서로 어려운 상황속에서 오랜만에 만난 수제트와 비니는 처음에 말다툼도 하지만, 이내 서서히 예전의 우정을 되찾아간다.

이 영화에 대한 평론가들의 반응은 호평과 혹평의 엇갈린 반응으로 나뉘어졌다. 먼저 차가운 반응을 나타낸 평론가들로서, 보스톤 글로브의 웨슬리 모리스는 "마치 TV 드라마를 보는 듯 하다."고 평했고,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의 켄 터커는 "돌만의 연출 데뷔작인 이영화는 자신이 기용한 스타들을 배신하고 있다."고 연출력을 비난하였다. 반면, 이 영화에 찬사를 보낸 평론가들로서는, 시카고 선타임즈의 로저 에버트가 "혼과 새런든의 멍청한 듯 재미있는 연기는 관객들의 마음을 심란하면서도 즐겁게 만든다."고 평했고, 시카고 트리뷴의 마크 까로는 "50대의 나이에도 절정의 파워를 보여주는 두 여배우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거부할 수 없는 에너지를 가진 이 영화는 정말 많은 재미를 선사한다."고 박수를 보냈다.

이번 주말 박스오피스 4위로 데뷔한 '발리스틱: 엑스 대 시버(Ballistic: Ecks vs. Sever)'는 총알이 난무하고, 무술과 각종 폭발, 그리고 선악의 대결구조 등 전형적인 요소를 모두 갖춘 비디오게임 원작의 액션물이다.

영화의 타이틀 롤인 엑스와 시버 역은 '데스페라도', '어쌔신' 등에서 남미 마쵸맨의 상징을 연기한 바 있는 안토니오 반델라스와 '미녀 삼총사'를 통해 동양특급 스타로 부상한 루시 루가 맡아서 액션연기를 선보이고 있으며, '스타워즈 에피소드 1'의 다쓰 몰로 유명해진 레이 파크와 '모탈 컴뱃'의 탈리아 소토 등 비디오게임에 어울릴 듯한 액션배우들이 보조를 맞추었다. 연출은 태국출신으로 본국에서 저예산 히트작 '파(Fah)'를 연출, 실력을 인정받아 할리웃으로 스카웃된 신진 감독 위치 카오새야난다가 메가폰을 쥐었다.

의문사한 아내를 그리워하며 은둔생활을 하는 전직 FBI 요원 제레미아 엑스(안토니오 반델라스)는, 국제보안기관 비밀연합회장의 아들을 납치한 전직 DIA (Department Intelligence Agency) 소속의 자객, 암호명 시버(루시 루)를 추적할 것을 제의받는다. 이제 시버와 엑스는 목숨을 건 대결을 준비하지만 (당연하게도!) 이내 자신들의 생각과는 다른 음모가 숨겨져 있으며, 상대방이야말로 자신이 믿을 수 있는 유일한 인물임을 깨닫게 된다.

이 영화에 대한 평론가들의 반응은 그야말로 100% 혹평일색이었다. 뉴욕 타임즈의 엘비스 미첼은 "이 영화는 매우 시끄러우면서도 따분하다. 따라서 이 영화를 보는 것은 마치 수준낮은 락 콘서트를 관람하는 것과 같다."고 고개를 저었고, 할리우드 리포터의 데이비드 헌터는 "(이 영화는) 도대체 왜 줄거리와 인물, 대사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 아마도 속편은 '극도로 단순함: 총알 대 인간(Simplistic: Bullets vs. Humans)'라고 붙이는 편이 나을 듯."이라고 빈정대었으며, USA 투데이의 마이크 클라크 역시 "수년동안, 사람들은 줄거리가 없고 불꽃놀이같은 액션만 있는 액션 영화에 대해 농담해왔다. 여기 드디어 누군가가 만들었다!"며 조소를 금치 못했다.

이번 주말 5위로 개봉한 '포 페더스(The Four Feathers)'는 '엘리자베스'를 연출했던 세자르 카푸르 감독이 메가폰을 쥔 제작비 7천만불의 전쟁 드라마이다.

이미 5번이나 영화화된 바 있는 A.E.W. 메이슨 원작의 1902년도 고전을 다시 한번 영화화한 이 영화는 '기사 윌리암'의 히스 레저와 '아메리칸 뷰티'의 웨스 벤틀리, 그리고 앞서 언급한 대로 골디 혼의 딸인 케이트 허드슨 등 젊은 스타들을 기용함으로써 이전 영화들과는 다른 새로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때는 1875년. 젊은 영국 장교 해리 피버샴(히스 레저)은 자신의 부대가 수단의 사막에서 있을 마디 족과의 전투에 배치되자 장교직을 사임한다. 이에 그의 주위 사람들은 크게 실망하는데, 그의 아버지는 의절을 선언하고 친한 세 명의 친구들과 약혼녀 에딘은 그에게 네 개의 하얀 깃털을 보낸다. 이는 그의 비겁함을 꾸짓는 상징이었다. 이에 깨달음을 얻은 해리는 자신의 명예와 우정을 되찾기 위해 다시 수단의 동료들에게 합세한다. 그곳에서 그는 갖은 고난을 겪게 되는데...

대부분의 평론가들은 이 영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며 실망감을 나타내었다.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의 오웬 글라이버맨은 "처음의 시작은 좋았지만, 그 이후에는 자꾸 시작만 되풀이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고 지적했고, 시카고 선타임즈의 로저 에버트는 "인물들은 너무 나태하고, 우연성은 너무 노골적이다."며 불만을 표했으며, LA 타임즈의 케네스 튜란은 "감독 카푸르와 각본가들은 원작을 현대화하고 재구성해보려고 노력하였으나, 결과적으로 장벽은 너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번 주말 개봉작중 가장 낮은 흥행성적을 기록한 '트랩트(Trapped)'는 유괴범 커플과 아이를 유괴당한 부모 사이의 대결을 그린 스릴러물이다. 그렉 일스의 소설 '24시간(24 Hours)'(또는 영화제목과 동일한 '트랩트'로 알려져있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에서, '할로우 맨'의 케빈 베이컨과 '래리 플린트'의 코트니 러브가 유괴범 커플을, '퀸 오브 뱀파이어'의 스튜어트 타운젠드와 '스위트 노벰버'의 샤를리즈 테론이 유괴아의 젊은 부모 역을 맡았다. '남자가 사랑할 때', '하얀 궁전' 등 주로 로맨틱 영화들을 연출했던 루이스 만도키 감독이 연출, 각색 및 제작을 겸했다.

조와 세릴 힉키 부부(케빈 베이컨과 커트니 러브)와 조의 사촌인 마빈(프루트 테일러 빈스)은 부자들의 자녀를 유괴하고 겁에 질린 부모로부터 돈을 받은 후 사라지는, 말그대로 범죄가 있었는지도 모르게 '완전범죄'를 저지르는 유괴범 일당들이다. 하지만 그들이 다음 범행대상으로 마치과 의사-디자이너 부부인 윌과 카렌 제닝스(스튜어트 타운젠드와 샤를리즈 테론)의 6살된 딸 애비(다코타 패닝)를 선택했을 때 전에 없던 상황이 벌어진다. 바로 윌-카렌 부부가 딸을 돌려받기 위해 이들 일당들에게 맞서기로 한 것이다!

영화를 배급한 소니 산하 콜롬비아 사는 특이하게도 이 영화에 대하여 시사회를 포함한 모든 언론관련 활동을 거부함으로써 화제가 되었다. 영화사의 주장은 이 영화의 주제가 많은 유괴사건을 떠올리게 함으로써 시청자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것. 그래서 개봉주말까지 출연진들의 TV 인터뷰 등과 평론가들을 위한 시사회 등이 일체 없었는데, 이에 대해 미국평론가협회의 회장인 피터 레이너는 "나는 이번 일이 어떤 전례를 남기지 않기를 바란다... 만일 그들이 민감한 주제 때문에 언론에 대해 문을 걸어 잠근다면, 아마도 앞으로 다른 영화들에 대해서도 이렇게 할 것이 뻔하다. 그리고 이러한 이유는 앞으로 실망스러운 영화들에 대한 평론가들의 공격을 막는 이유로 활용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불쾌한 감정을 가진 대부분의 평론가들은 이 영화들에 대해 논평조차 하지 않았다. 또, 실제로 개봉후 극장에서 일반관객들과 함께 영화를 본 지방언론의 일부 평론가들 역시 예상대로 혹평일색의 반응을 나타내었는데, 그 예로 올랜도 센티넬의 제이 보이어는 "이 영화의 제목 '트랩트(함정에 빠지다)'는 이 영화를 보고있는 관객들의 느낌을 잘 나타내어주는 단어."라고 공격하였다.

기타 이번 주말 10위권에 든 나머지 작품으로서, '10대판 '위험한 정사'' 타입의 스릴러물 '스윔팬(Swimfan)'이 349만불의 수입으로 8위에 랭크되었고, 지난 주에 선보였던 코메디물 '스틸링 하바드(Stealing Harvard)'가 330만불의 수입으로 그 뒤를 이었다. 빈 디젤 주연의 하드록 첩보 액션물 '트리플 엑스(XXX)'은 이번 주말 201만불의 수입으로 11위를 기록해 개봉후 8주만에 10위권밖으로 물러났지만 현재까지 1억 3,831만불의 총수입을 벌어들여 배급사인 소니 측을 즐겁게 하고 있다.

장재일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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