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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플라워·디자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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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정적인 동양사람들이 꽃을 두고 감상했다면 동적인 서양인들은 꽃을 들고 즐겼다고 할 수 있다. 동양의 분재와 서양의 꽃다발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신부의 손에 안긴 「부케」에서부터 숙녀와 신사의 가슴에 몇 송이 「코르사지」, 그리고 예쁘게 포장된 선물 위에, 식탁 위에, 벽에… 이러한 꽃의 장식은 본래 서양에서 나온 것이다.
고대 「이집트」의 벽화에서는 꽃을 선물하는 풍습을 찾을 수 있고 화려했던 옛 서양 귀부인들의 머리와 가슴과 옷자락엔 으레 꽃을 볼 수 있었다.
서구에선 몸치장이나 실내장식에 이러한 「플라워·디자인」이 생활화했고 가정 주부들은 누구나 손쉽게 꽃을 다루고 있다.
동양에서 즐기는 꽃꽂이는 꽃의 형태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옮겨놓는 것이지만 「플라워·디자인」은 꽃과 잎을 자유롭게 꾸며 새로운 조형미를 찾아내는 것이다. 따라서 고정된 장소를 떠나 어디에나 꽃을 옮겨 놓으면서 즐길 수 있다. 꽃을 말려두고 오래도록 쓰는 「드라이·플라워」는 꽃철이 아닌 한 겨울에도 자연의 꽃을 가까이 할 수 있어 환영을 받고 있다. 「플라워·디자인」이 한국에 보급되기는 4년 전. 김진국씨(한국 플라워·디자인 연구회 회장)가 서울에 연구회를 세우면서 시작되었다. 『「플라워·디자인」은 오랜 시간 배우지 않고 몇 가지 기초 작품만 만들어 보고도 다양하게 응용하여 주부들이 손쉽게 집에서 할 수 있어요.』 「플라워·디자인」 연구가 서수옥씨(수옥 플라워 연구회 회장)는 경제적이며 정서에 도움되는 이 작업은 주부들에게 아주 적합한 취미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서울의 몇몇 국민학교선 「치맛바람」이라고 사회의 비난을 받아 왔던 자모회를 좀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월례 자모회 날마다 학부형들에게 「플라워·디자인」 강습을 실시하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졸업식 날 어머니 솜씨로 된 어여쁜 꽃다발을 달수 있다는 것은 어린이에게 커다란 기쁨과 함께 하나의 좋은 교육이 되는 것이다.
서울의 연구소에서 1주일에 두 번 정도 강습을 받고 있는 주부는 2백여명 정도, 그 동안 연구소와 여성단체에서 주최하는 무료강습 등을 거쳐간 여성은 3만여명을 꼽을 수 있다. 수 강료는 월 2천5백원∼3천원, 그날그날 재료값을 따로 내야 한다.
김진국씨는 전문적인 수업이 아니면 3개월 정도의 강습으로 충분하다고 말한다. 「플라워·디자인」은 꽃을 물에 담그지 않고 꽃에 물기를 유지시킨다.
여기에는 물기를 간직하게 하는 「플로럴·테이프」와 침봉 대신 물을 흡수하고 있는 「오아시스」 등이 쓰여지지만 우선 초보자들이 갖추어야 할 것은 가위와 철사다. 보통 집에서 쓰는 꽃가위(2백 50원∼6백원)와 「뺀지」를 사용해도 좋고 꽃을 감고 꽃의 모양을 마음대로 변형시킬 수 있는데 쓰이는 철사는 30cm길이 10개 뭉치가 10원 정도다. 「플라워·디자인」의 영역은 아니지만 요즘 이와 비슷한 「리번·플라워·디자인」이나 「페더·디자인」도 많은 여성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리번·플라워·디자인」은 「리번」의 사용범위를 넓혀 꽃 장식으로 뿐만 아니라 액자에 끼워 놓는 예술작품의 좋은 소재로도 쓰이고 있다.
「페더·플라워」는 새 털을 이용하여 아름다운 꽃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아무렇게나 버려 뒀던 닭털·꿩털이 특수한 질감과 함께 새롭게 응용되어 요즘의 외국에선 실내장식에 많이 쓰이고 있다.

<윤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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