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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스파이·드릴러」 『크렘린·레터』 이서 촬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루크지=본사특약]종래의 첩보영화와는 전연 성격이 다른 이색 「스파이·드릴러」 『크렘린·레터』가 최근「존·휴스턴」 감독에 의해 「이탈리아」에서 촬영을 끝냈다. 「크렘린·레터」는 중공의 핵병기를 파괴하는데 미국이 소련을 돕겠다고 약속한 문서로 「워싱턴」에서 「모스크바」로 보내진다.
그러나 「워싱턴」은 갑자기 그 문서를 회수키 위해 중대한 임무를 띤 「스파이」들을 「모스크바」에 급파, 미국 「스파이」들은 소련 「스파이」 조직망 깊이 파고들어 공작을 벌인다는 내용이다.
이 영화는 다른 첩보 물들과는 달리 「스파이」의 공작 활동보다 그들의 이면 생활을 예리하게 파헤치고 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영화에서는 미국 「스파이」들이 용감하지만 얌전하고 소년단원 같이 단정했었으나 이 영화에서는 좀 다르다.
『크렘린·레더』는 미국 「스파이」들을 추하고 잔인하고 비도덕적인 것으로 그리고 있다. 그들은 조국애로부터 우러나와 이러한 위험한 사명을 다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돈과 원한 관계 때문일 뿐이다.
미국 「스파이」망의 두목으로는 노배우 「리처드·분」 이 출연, 「패트릭·오닐」, 「조지·샌더즈」와 여단원 「바브러·파킨즈」를 거느리고, 소련 「스파이」에는 「오손·웰즈」를 두목으로 「막스·폰·시도」, 「비비·앤더슨」 등이 출연한다.
거장 「존·휴스턴」은 이 색다른 「드릴러」에서 악당들을 교묘하게 다뤄 그의 독특한 연출 솜씨를 보인다. 그러나 이 영화는 어떤 결론을 내리지 않고 새로운 시작에서 끝내버린다.
「휴스턴」 감독은 이 영화에서 미국과 소련 첩보원들이 다 같이 악당으로 나와, 보는 사람들이 둘 다 싫어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그러나 미국 「스파이」들이 폭력과 강간과 살인을 예사로 하긴 하지만 결국 그들에게는 승리를 위한 수단으로서 정당성이 주어진다고 덧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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