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vs 1000억, 세계수영대회 사업비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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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광주광역시가 유치한 2019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이번에는 1조원 사업비 논란에 휩싸였다. 광주시의회 예결위원장이 선수촌·수영진흥센터 건립 등으로 총 1조원이 들어 갈 것이라고 주장한 게 발단이었다. 이에 대해 광주시는 투입 예산은 1100여억원이며 실제론 200억~300억원을 더 절감할 수 있다고 해명하고 있다.

 광주시는 13일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들어가는 예산은 1149억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당초 세웠던 635억원에서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예산 증가는 대회 개최권료(220억원)와 예치금(22억원), 마스터스 대회 운영비(70억원), 하이다이빙 시설과 운영비(43억원) 등이 포함되고 향후 6년간의 물가상승률(3.5%)에 따른 추가부담금 181억원 등을 고려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 6일 광주시의회 서정성(민주) 예결위원장은 “세계수영선수권대회의 총사업비가 1조원에 달한다”며 “광주시는 시민들이 알지 못하는 자료들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주장했다. 그는 “광주시가 국제수영연맹(FINA)에 제출한 자료에는 구체적으로 국비 280여억원, 수영진흥센터 1000억원, 선수촌 8000억원, 개최권료 223억원, 선수단 항공료 54억원 등이 들어가 있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2011년 8월 대구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경우 700여억원을 들여 육상진흥센터를 설립했지만 시민들의 혈세를 잡아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광주시는 어떤 근거로 수영진흥센터를 1000억원이나 들여 지으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는 “선수촌과 수영진흥센터는 민자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광주시가 예산을 부담할 사항이 아닌데도 1조원이 들어간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라고 반박했다.

 2015년 7월에 열리는 유니버시아드대회의 선수촌이 현대건설 주도의 컨소시엄으로 추진되는 것처럼 수영선수권대회의 선수촌도 전액 민간 자본으로 추진한다는 것이다. 또 수영진흥센터는 정부 지원을 받거나 민자 유치로 건립할 계획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규모를 축소하거나 FINA와 협의해 훈련센터를 건립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광주시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의 소요예산이 최대 1149억원으로 추산되지만 850억~900억원에 행사를 치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영대회 홍보물 등을 사용하는 스폰서를 구할 경우 개최권료 220억원을 절감할 수 있으며 예치금 22억원은 대회 종료시점에 FINA가 돌려주기 때문이다.

 수영대회의 국비 지원액은 시설비·운영비를 각각 30%씩 지원한다는 정부 방침에 따라 278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1737억원, 인천 아시안게임은 5039억원의 국비를 지원받았다.

 강운태 광주시장은 “선수·임직원 등 2만여 명의 참가를 예상하는 세계수영대회는 7000여 명이 온 대구 육상대회보다 규모가 배 이상 큰데도 오히려 국비 예산은 86%가 적어 정부의 지원과 협력이 절실하다”며 “예산 투입, 준비 상황 등과 관련해 시민들이 걱정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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