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을 하얀 캔버스에 올려 찍어볼까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7면

대형 캔버스를 세워 숭례문을 사진으로 떠내는 ‘사진행위’ 프로젝트를 발표한 이명호 작가. [고혜연 대학생 사진기자]

사진작가 이명호(38) 경일대 사진영상학과 교수가 국보 1호 숭례문을 한국의 이미지상징으로 북돋을 아트프로젝트를 벌인다. 오는 18일 자정부터 정오까지 12시간 동안 숭례문 일대에서 펼쳐질 이 작업의 제목은 ‘숭례문, 예(藝)를 높이다’. 예를 숭상하는 문에서 예술의 문으로 변신한다는 뜻을 담았다.

 13일 오후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 소회의실에서 연 내외신 기자간담회에서 이 교수는 “늘 거기 있어도 있는 게 아닌 것, 굉장히 크고 우람한데도 잊혀져있던 숭례문을 다시 보도록 환기시키는 사진행위”라고 설명했다. 숭례문 후면에 45X18m 크기 대형 캔버스를 크레인으로 들어 올린 뒤 그 하얀 화면 위에 담긴 건물을 찍는 과정이다. 숭례문을 더 잘 보여주는 일종의 떠내기인 셈이다.

 이 프로젝트는 원래 지난 5월 4일 숭례문 복구 기념식 현장에서 치러질 예정이었지만 안전 문제 등으로 석 달 넘게 미뤄졌다. 장소 사용 승인을 위해 문화재청 문화재심의위원회를 거쳐야 했고 교통 통제 등 관계 기관의 허락과 협조가 필요했다. 행사 전반을 기획하고 진행한 이진경 ‘아트 비즈’ 대표는 “개인의 창조 행위가 공공성을 띠게 되는 요인이 결합하면서 숭례문을 국민 모두에게 돌려주는 의미 있는 프로젝트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앞으로 이 작품을 한국의 이미지를 높이는 다양한 공익사업에 기부 형식으로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