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한 이틀만에 참변 강 대위 두 처자와 함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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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입주한지 이틀밖에 되지 않은 강군성 해병 대위(33)는 이번 사고로 부인 이은정씨(29)와 외아들 시웅군(2)과 함께 숨졌다.
강 대위는 해사 17기생. 청룡부대 1진으로 월남 전투에 참가했고 69년 8월 도미, 고등 군사반 교육을 마치고 지난 2일 귀국했다.
강 대위의 동생 강 군창씨(29·종로구 청운동 47)는 『월남 전투에서도 살아온 형이 이렇게 죽다니…』하고 말끝을 맺지 못했다.
○…특히 204호실의 이태선씨(45·와우「아파트」 조합장)는 장남 근식군(17) 차남 원식군 (12·마포국교 5년) 3남 문식군(10·마포국교 1년)을 건넌방에 재우고 막내아들 영식군(6)을 데리고 부인 김순덕씨(39)와 안방에서 새벽잠이채 깨기도 전에 무너지는 천장과 벽에 그대로 일가족 6명이 몰사, 이번 사고 중 제일 많은 가족이 숨진 비명의 가정이 됐다.
이씨는 「아프트」 앞 동네 판잣집에서 살다 15일전에 이 「아파트」로 이주해 왔었다.
이씨의 유일한 친척인 동서 공룡씨(31·와우 「아파트」 가동 503)는 『평생동안에 판잣집 신세를 면해 보겠다고 「아파트」 입주를 그토록 기뻐했는데…』하면서 죽은 조카들 앞에서 목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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