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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하는 10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요새 아이들은 버릇이 없다』는 말은 기성세대들의 입버릇처럼 돼버렸다. 「동방예의지국」의 유교적 윤리관이 몸에 배어있는 한국의 현 기성세대와 서양의 물질문명이 갖고 온 자유풍조 사이를 방황하는 청소년들은 전통적 도덕관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또 그들대로 세운 도덕관은 어떤 것일까. 이대 교육 연구소가 시내 4개 고교 2년생 4백명을 조사한 결과를 소개한다.

<이대 교육연구소 조사결과>
◇ 윗사람 공경-『자기보다 못해도 윗사람이기 때문에 순종해야 한다』는 전통적 관념에 대해 60%가 찬성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일을 부모와 의논해야 하는가』에는 40%만이 긍정적이며 36%가 이에 반대하고 특히 남자가 더 많이 반발(43%)하고 있다. 윗사람을 대접해 주는 것은 좋지만 자기의 의견은 꺾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지배적인 듯하다.
◇ 사회적 처신 일반적으로 부당한 행위-예를 들어 남에게 욕을 먹으면서 자기 이익을 찾는 따위에 대해 강경하게 반대의사(72%)를 나타내고 남자 쪽이 더 적극적(73%)이다. 뿐만 아니라 76%가 친구를 사귈 때는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가를 계산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 연애와 결혼-결혼할 때가 멀었다고 생각해서인지 연애와 결혼을 분리시키는 경향이 뚜렷하여 절반이상(54.5%)이 결혼을 전제로 하지 않은 연애를 용납하고 있다. 꼭 관련시켜야 한다는 측은 21%뿐이고 아직 관심거리가 못 된다는 식의 『그저 그렇다』쪽이 24%나 된다. 「연애」의 의미를 자연스런 이성교제로 해석했다고 볼 수 있겠다. 결혼의 조건도 재산보다 인격을 더 우위에 둬야한다는 의견이 대부분 (75%)인데 재미있는 사실은 남자 쪽의 84%에 비해 여자 쪽에선 66%뿐으로 여자가 재산에 대한 관심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기혼남성의 「외도」에 대해서 여자 쪽은 7%만이 용납한데 비해 남자 쪽에선 훨씬 많은 17%나 차지한다.
과부의 재혼에 대해 완고하게 대해왔던 종래의 관념을 벗어나 40%가 찬성하고 있으며 반대한 31%도 아마 자녀 쪽의 입장에서 대답했기 때문인 것 같다고 조사자들은 보고있다.
◇ 성도덕-결혼전의 여자의 순결을 요구하는 측이 62%를 차지하여 기성세대들처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그리고 남자에 있어서도 결혼 전에 동정을 잃는 일은 비난받아야 한다는 쪽이 55%를 차지하여 종래의 남자에 대한 성 개방과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여자 쪽은 68%가 남자도 결혼 전에 동정을 지켜야한다고 했다.
◇ 여성의 사회활동-대체적으로 남자들은 반대하는 입장을 보여 39%만이 찬성하고 있다. 여자들은 비교적 개방적인 의견으로 58%가 찬성하고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볼 때 여자의 사회활동을 달갑게 여기지 않는 듯- 48%만이 찬성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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