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북-일 정상회담에 안절부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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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과 고이즈미가 처음으로 평양에서 만났다.
중국 정부는 화요일(이하 현지시간)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와 김정일 간의 회담으로 북한 정부의 외교 대장정에 정점에 달하자 북한에 대한 영향력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표면적으로는 해빙 회담에 지지를 표명했다. 이번 회담으로 가까운 장래에 북일 간의 완전한 국교 정상화를 가져올 수 있다.

관영 언론은 수요일 "양국의 국교 정상화는 '동아시아의 평화와 안정, 발전에 공헌할 것"이라는 외무부 대변인 콩촨의 발언을 인용 보도했다.

외교 분석가들은 중국 정부가 양국 관리들의 화해 노력을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지지했지만 고이즈미가 8월 말 평양 방문을 발표하자 당황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김정일은 김대중 대통령과의 회담을 앞두고 2000년 5월 베이징을 특별 방문해 중국 지도자들과 논의한 데 반해 이번일본 의제에 대해서는 중국 정부에 훨씬 적은 정보를 제공했다.

한 아시아 외교관은 "경제 붕괴 등 여러가지 이유로 김정일 정권은 올해 러시아와의 관계 공고화에 이례적으로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또 유럽 국가들과의 외교 관계 구축과 미국과의 대화 재개를 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외교관은 북한이 일본이나 서방 국가에게서 경제적 구원의 손길을 받을 수 있다면 북한에 대한 중국 정부의 영향력은 점차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미국, 일본과의 협상에서 20년 넘게 '평양 카드'를 효과적으로 사용해왔다.

북한이 중국의 영향력에서 점차 벗어나게 되면 중국 정부의 평양 카드는 타격을 받을 것이다.

게다가 중국, 일본뿐 아니라 남북한과 극동러시아가 포함된 동북아시아 경제 구역 개발의 선두에 서기 위한 중국 정부와 일본 정부 간의 경쟁도 치열하다.

베이징의 정치평론가 시이런은 고이즈미의 평양 방문이 최근 남북한과 러시아가 한반도 관통 철도 건설을 포함한 인프라 건설과 경제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데 자극을 받은 부분도 있다고 지적했다.

시이런은 일본 정부가 전략적 요충지인 이 지역 개발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북아시아 경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정부는 고이즈미와 김정일 간의 협상 내용에 대해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ONG KONG, China (CNN) / 이인규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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