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옴부즈맨 코너] 참신함 돋보인 민주당 장외투쟁 동행취재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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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5호 30면

지난주 중앙SUNDAY는 신문이 아니라 마치 두툼한 잡지처럼 읽어야 할 기삿거리가 흘러 넘쳤다. 1면 김우중 전 회장 일가의 해외 재산에 관한 기사는 시의적절했다. 김 전 회장의 3남 선용씨가 베트남 개발 사업권을 롯데그룹에 매각하면서 수백억원의 이익을 남겼다는 것인데, 그 과정에서 룩셈부르크 등 5개 나라와 여러 페이퍼컴퍼니가 등장하는 복잡한 사연을 화살표 그림까지 보여주며 명쾌하게 설명해줬다. 기자가 직접 거제까지 가서 전직 직원의 생생한 증언까지 받아낸 것도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오래전 사건이니 만큼 대우그룹의 몰락 과정과 김 전 회장의 추징금이 어떻게 17조8000억원이나 되는지에 대한 설명을 곁들였으면 더욱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회가 된다면 여전히 부활을 꿈꾸는 김 전 회장의 충성심 강한 부하들의 활동과 해외 파트너들의 끈끈한 인연도 추적, 기사화한다면 흥미로울 듯싶다.

지난주 중앙SUNDAY에는 대기업 회장들의 횡령 사건 기사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최근 SK해운 고문이 대만에서 체포된 게 SK그룹 최태원 회장 횡령 사건에 어떤 영향을 줄지 예측하는 기사도 눈길을 끌었다. 다만 ‘검찰과 CJ 거래 있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검찰에 기소된 회장들이 그간 언급된 것에 비해 혐의가 너무 가볍게 나온 것은 플리바게닝 때문일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기사화한 것은 검찰 측 언급이 없어 조금은 일방적이지 않았나 싶다.

‘명품 뇌물과 허영 사회’라는 제목의 2면 사설의 경우 전군표 전 국세청장이 받은 3000만원짜리 프랭크 뮬러 시계가 명품이 뇌물로 둔갑하는 개탄스러운 현실을 보여준다는 내용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더 나아가 우리 사회의 ‘명품 중독증’을 뒤돌아 본다며 ‘자기과시용, 병적 심리, 거만의식’ 등 사회심리적 병폐를 새삼 거론한 것은 그다지 새롭지 않았다. 헬스 플러스 지면의 ‘얼굴 뼈에 문제 있는 환자만 수술해야’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제시된 양악수술의 주의점과 고려 사항들도 새로운 내용이 별로 없어 아쉬웠다.

‘폭염·폭우 이어 폭력까지…3폭을 조심하라’는 제목의 민주당 장외투쟁 72시간 동행취재 기사는 시간대별로, 마치 TV 다큐멘터리를 보듯 르포식으로 다룬 점에서 매우 참신했다. 또한 ‘여야 쓴소리 의원이 보는 대치정국’이란 제목의 인터뷰에서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은 “여당이 정치 실종 덤터기 쓸 것”이라고, 민주당 조경태 의원은 “야당이 강경파에 휘둘려 국민과 괴리”라며 스스로 자기당의 처지와 문제점을 솔직하게 털어놓아 관심이 갔다. 앞으로도 이런 기사가 계속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난주는 S 매거진이 발행되지 않아 아쉬웠다. 기대했던 송강호의 ‘설국열차’와 하정우의 ‘더 테러 라이브’ 영화에 대한 자세한 흥행 분석기사를 조만간 볼 수 있게 되길 기대해 본다.



조유현 서울대 신문학과를 나와 성균관대에서 공연예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광고대행사와 출판사·잡지사 편집자를 거쳐 현재 세명대 미디어창작과 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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