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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와 안전과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불의의 사고로, 귀중한 인명이 희생되고 재산상의 피해를 보게 되는 경우가 요즈음, 우리들의 생활주변에서 급증하고 있으므로 걱정이 아닐 수 없다. 교통사고, 연탄「개스」중독 사고, 화재등의 사고는 바로 우리들에게 불행을 강요하는 3대사고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행정당국에서 뽑은 집계를 보면 69년도에 발생된 전국의 교통사고는 3만2천4백여건이며 부상자 3만8천4백여건, 사망자 2천8백여건을 헤아린다. 이 수자를 68년도의 집계와 비교해 보면 사고발생은 28.4%, 부상자 23.3%, 사망자 13%가 각각 는셈이 된다.
솔직하게 말해서 금년도의 사고발생은 작년도에 비해 감소될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 교통사고 발생의 외적조건으로 지적되고 있는 차량의 고속화, 교통량의 급증과 같은 요인이 금년도에는 더욱 가중될 것이 명백하기 때문이다.
추위가 풀리고 봄이오면 연탄「개스」중독사고는 당분간 뜸해질 것이다. 그러나 69년도에 발생한「개스」중독사고는 2백42건이었고, 4백24명이「개스」중독의 피해를 보고, 2백97명의 인명이 희생됐다는 사실을 상기할 때 연탄「개스」중독사고는 금년도에도 우리들의 생활주변에서 여전한 불안요소로 남을 것이다. 작년에 서울시당국은 살인「개스」가 없는 연탄의 연구개발을 위한 행정적 노력을 시도한 일도 있었으나 석탄업계에 밀려온 불경기의 여파는 연탄의 질을 더욱 하락시켰으며 그결과 연탄공해는 더욱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된 것이다.
인명피해뿐 아니라 재산상의 손실면 있어서도 커다란 재난이 아닐 수 없는 화재도 69년도에 4만8천재산상 손실을 강요하고 2백50여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그뿐 아니라 봄철이 되면 교통, 연탄「개스」, 화제등의 사고에 겹쳐 낙반, 축대붕괴 사고, 폭발물 사고, 등산 사고등이 또다른 고개를 들게될 것이다.
사고는 불가피한 것인가 우리는 흔히 사고를 당하는 경우에 그것은『불의의 사고였다』고 해명하고 자위할 때가 있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에서는 60년대 초기에 제정한 구호를 통해서『사고는 우연이 아니다』고 분명하게 못을 박고 있는 것이다. 사고가 우연한 것이라면 거기에는 대책이 있을 수 없다. 다만 운명을 받아들이는 마음의 자세만이 논의의 대상이 될 것이다. 그러나 작금에 일반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안전과학』의 분야에서는 여러가지 사고의 원인을 인간의 마음가짐속에 도사리고 있는 ①부주의 ②과욕 ③법률위반행위에 대한 무감각 ④권력남용의 본능등에서 찾아내고 있는 것이다.
우리들의 생활주변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각종 사고를 냉철하게 관찰해 본다면 그것은 결코 불의의 사고가 아니라 사전에 좀 더 정신을 차리고「샤머니즘」에 의존함이 없이 과학적 방법에 의한 대비를 했었다면 난을 피할 수 있었던 경우가 의외로 많을 것이다.
여하한 사고라 할지라도 그것을 방지하자면 ①과학적 방법의 비중 ②안전교육의 보급 ③적절한 단속등이 요청된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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