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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시장의 강자들] ㈜ 피벗포인트 윤명운 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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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사무 공간+가구.비품+비서=?

갓 창업한 기업이나 국내에 첫발을 들여놓는 외국 기업은 앞서 언급한 세 가지를 갖추는 것이 급선무다. 그러나 맘에 드는 사무실을 찾으려면 한 두달이 훌쩍 지나가버리기 일쑤다. 이후 집기를 구입하고 비서진을 뽑으려면 또 시간이 걸린다.

이 과정에서 적절한 도우미 역할을 하는 것이 비즈니스센터다. 비즈니스센터업은 기존의 사무실 임대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사무.통신장비 등의 인프라는 물론 비서.홍보 서비스를 함께 제공해 신규시장 창출에 성공한 틈새 산업이다.

㈜피벗포인트(www.pivotoffice.com)는 비즈니스센터업에 진출한 지 2년반 만에 업계 1위 자리에 우뚝 섰다. 현재 1백10개의 임대용 사무실을 보유해 국내 최대 규모다.

지난해 35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5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비즈니스센터업은 1980년대 중반 국내에 선보였으며 현재 9개 회사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무역업을 할때 외국에 가면 자주 비즈니스센터를 이용했습니다. 편리함에 반해서 국내에 도입해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지요."

윤명운(50.사진) 대표는 2000년 8월 서울 삼성동 아셈타워의 30층 한 층을 임대해 사무실 77개를 만들었다. '편리한 교통''쾌적한 사무환경'두 가지 요소에 의해 비즈니스센터의 성공이 좌우된다고 보고 테헤란 벨리에서 가까운 곳에 둥지를 텄다.

광화문.여의도 등지의 선발업체가 금융 관련 기업을 타깃으로 하는 것과 달리 정보기술(IT)관련 기업을 겨냥했기 때문이다.

사무실 면적은 2인용부터 12인용까지 다양하다. 3~4명이 근무할 수 있는 사무실의 한달 임대료는 3백만원 정도. 샤워실.수면실에 35명이 이용할 수 있는 회의실 등을 갖췄다.

실내 장식과 가구배치를 고급스럽게 하고 얼굴인식 기술을 이용한 첨단 보안 시스템을 도입해 내부시설을 특급호텔 수준으로 만들었다.

직원들에게는 '깊이 있는 서비스'를 강조했다. 삼성전자 등 대기업의 최고 기술책임자(CTO).IT 담당자를 만날 수 있는 자리를 정기적으로 마련하고 IT 투어코스를 개발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번역.통역 서비스는 기본이고 외국인 입주자를 위해 호텔.항공.식당 예약까지도 대신해 해준다. 골프 회원권을 구입해 업무상 필요할 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비즈니스센터에 입주한 기업은 사업이 정착될 때까지 2~3개월 단기간 머무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피벗포인트에는 2년 이상 장기 입주해 있는 기업이 10여개나 된다.

이 회사는 고객들이 10일간 시설을 사용한 후 입주를 결정하도록 한다. 그만큼 시설.서비스에 자신이 있다는 뜻이다.

윤대표는 2월 초 아셈타워 37층에 40개의 사무실을 추가로 개설해 모두 1백10실 규모로 늘렸다. 다른 업체의 두배가 넘는 규모다. 업계 일각에서는 경기가 침체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시점에서 이 같은 사업 확장을 '모험'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윤대표의 생각은 다르다. 국내 기업이 퇴직한 임원들을 위해서, 외국 기업이 경비절감을 위해 사업을 축소할 때 임시 사무실로 사용하는 등 비즈니스센터의 용도가 넓어져 전망이 밝다는 것이다.

그는 "영국에 본사를 둔 비즈니스센터 체인점 '리저스'같은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우는 것이 목표"라면서 "2005년 뉴욕에 지사를 세우는 등 2010년까지 세계 주요 도시 10곳에 지사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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