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이군인들 도움으로 「시그레이브」병원 개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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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미국 상이 군인들의 성금으로 지어진 「시그레이브」기념 개정 병원이 준공, 오는 12일 문을 연다.
전북 옥구군 개정면 개정리 413에 자리 잡은 이 기념 병원은 68년 3월에 한미 재단에서 지원한 l5만「달러」로 착공, 69년 9월에 준공했는데 그 동안 의료 기기의 설치를 마쳐 이날 개원하게 된 것으로 원장은 이영춘 박사.
농·어촌 주민의 질병을 맡아 치료하게 될 이「시그레이브」기념 개정 병원은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병원 창설자인 「시그레이브」씨는 「버마」에서 태어난 미국인 의사인데 미국 「존즈·홉킨즈」대학에서 공부를 마친 뒤 1930년에「버마」「랑칸」에 처음 병원을 세워 가난한 사람들을 돌보았다.
제 2차 대전 때는 많은 전재민을 치료했고 수많은 미국인 전상자를 돌보아 「아시아」의 「슈바이처」란 별명으로 불리었다.
제 2차 대전이 끝난 뒤 「시그레이브」박사의 신세를 진 미국의 상이 군인들과 독지가들은 본국에서 「시그레이브」병원 후원회를 만들어 해마다 2만 「달러」씩을 모아 지원, 「시그레이브」박사의 뜻을 도왔다.
그러던 중 「버마」의 정세가 차차 좌경·공산화함으로써 「시그레이브」박사는 더 이상 의료 활동을 할 수 없어 63년 본국으로 돌아갔고, 65년 사망하자 「버마」정부는 「시그레이브」병원을 국유화 해 버렸던 것.
미국 상이 용사들이 주동이 된 「버마」지원 미 의료「센터」는 성금을 좌경한 「버마」로 보낼 수 없어 모아 두었으며 자유 세계의 다른 나라에 「시그레이브」병원을 세우기로 하고 대상자를 찾다가 개정에서 농·어민을 위해 일하는 이영춘 박사가 「시그레이브」씨의 이상과 일치하는 점이 있음을 발견, 한미 재단을 통해 그 동안 모은 기금 15만「달러」를 기증했던 것이다.
준공된 개정 병원은 지하 1층 지상 3층에 총 건평 l천평의 최신설비를 갖추고 1백개의 병상을 시설했다.
이 병원은 농·어민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치료비는 일반 병원과는 비교 할 수 없이 싸게 받을 것이며 이 병원을 중심으로 기동 진료반을 편성, 전북 일대의 질병을 맡을 예정이다.
원장인 이영춘 박사는 올해 67세, 개정에서 병원을 개설, 농·어민을 치료한지 36년이 되는데 지금까지 연 인원 3백만명을 치료했으며 이 박사의 노력으로 옥구군 일대의 질병에 의한 사망률이 3분의 1로 줄었다는 점등에서 한미 재단은 계속해서 이 병원을 지원할 것을 약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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