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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란 속에 오순도순 「라오스」의 교포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비엔티앤=이방훈 특파원】격동의 먹구름을 안고있는 「라오스」에는 19세대 60명의 우리 교포가 살고 있다. 제일 오래된 사람이「비엔티앤」에서 혜민병원을 경영하는 하권모씨와 건축업자 남상헌씨. 의사 2명「팍세」(Pakse)의 김봉철씨(42·동양의원개업·8년), 건축업 3명, 기술자 9가구(대부분「에어·콘티넨틀」사 정비사·3년 내지 4년), 요식업 1명인데 6가구가 영주권을 얻고있다.
5일「비엔티앤」의 유일한 한국식당「다까라」에서 점심식사를 하면서 하씨 등 14명의 이곳 교포들은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여 고국에 대한 회포를 나누었고「라오스」의 움직임을 걱정했다. 이곳은 67년 7윌 교민회를 조직, 하권모씨가 초대 회장이 되었다. 하씨는 태국 국적을 얻어 금년내 미국으로 이주하겠다고 말했다. 남씨는「바」경영을 하다 건축업으로 전업,「비엔티앤」상수도 공사를 맡으면서 사업이 번져 15년만에 한 밑천 잡았다고 기뻐했다. 하씨는 완전히 지위를 굳혔고 그 「닥터」김 의사도 번창일로에 있다는 것.
유일한 태권도 교관 김진우씨(35·남씨 사위)는 「라오스」정부군 간부 훈련을 맡고있어 군에 영량력이 크다고 했다. 2년 전 식당을 개업한 이두영(50)씨는 일본 사람들이 많이 오기 때문에 이름을「다가라」라고 했다고 말하면서 일식·한식을 겸한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10명은 모두 기술자, 대부분 공군 제대자로 서울서「에어·콘티넨틀」(CAS)과 3년 계약을 맺고「라오스」에 와서 계약을 연장했다. 9개국 종업원 2백 여명이 있는데 한국 기술자들이 우대를 받고 있다고 자랑했다. 한국 사람을 더 쓰고 싶다고 미국인들이 추천을 의뢰하는데 절차가 늦어 쓸 시기에 맞춰올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이경완씨(40)는『친구 한 사람을 소개했는데 계약 시일 내에 올 수 없어 타국인이 채용되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월급은 5백「달러」선, 주택비 50「달러」, 5∼6인 식비 1백 50「달러」, 자녀 교육비, 잡비 등 생활비를 빼면 한 달에 2백「달러」정도「세이브」한다고들 말했다.「라오스」인은 온순하여 사귀기 좋으며 오락은 영화뿐이라고 한다. (며칠 전『백주의 결투』를 상영하는 정도로 낡은 영화가 많다는 것) 모두들 고국에 가고싶어 미치겠다고 이구 동성이었다. 3년이 지나면 2개월 유급 휴가가 나오는데 이때를 고대한다는 것.
하고 싶은 말이 없느냐고 물었더니 여권 연장이 1년이 너무 짧아 절차 밟으느라 바쁘다고들 했다(「라오스」에는 공관이 없어 태국 대사관까지 가서 해야 하므로 불편하다는 것).「라오스」특수 사정을 고려, 연장기간을 길게 해 줬으면 했다. 그리고 양지 축구단이 원정했을 때는『정말 기분이 좋았다』고들 하면서「스포츠」나 문화사절을 자주 보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라오스」교포들은 하씨(부인 태국인)를 빼꼬 모두 가족 동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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