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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섬유·로봇犬 "도둑 꼼짝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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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3면

대덕연구단지에 있는 금오통신㈜ 사무실 바닥에는 광섬유가 그물형태로 깔려 있다. 광섬유는 카펫 밑에 있어 눈에 띄지 않는다. 도둑이 밤에 들어와 이 카펫을 밟기만 하면 1초 이내에 경보가 울리고 즉각 신고가 된다.

무게가 40㎏ 이상이면 1백% 정확하게 침입자 유무를 알아낸다. 이는 광섬유를 밟으면 광섬유 안을 흐르는 빛이 극히 미미하게 변하는 현상을 이용하는 것으로 첨단 측정 기술이 필요하다. 광섬유가 일종의 압력센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권일범 박사팀이 개발했으며, 현재 금오통신에서 상용제품에 대한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도둑이 설 땅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광섬유에서부터 로봇.인터넷 등 최신 기술들이 도둑 잡기에 응용되는 등 방범 기술이 고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안전문업체 캡스 최용일 상품기획팀장은 "방범 기기와 방범회사.경찰서를 연결하는 통신선이 도둑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무선화되고, 실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영상화 바람이 불고 있다"고 말했다.

㈜로보옵틱스가 개발한 '보안용 로봇 강아지', ㈜크립토텔레콤의 '크립토캠'은 출장지에서도 집 안이나 사무실을 손금보듯 할 수 있는 보안장비. 컴퓨터나 휴대전화로 감시하고자 하는 장소의 영상을 실시간으로 받아 볼 수 있다.

보안용 로봇 강아지는 키 30㎝ 정도로 바퀴와 감시카메라, 인터넷 연결 기능 등이 내장돼 있다. 집 안을 돌아다니며 1초에 5~10장 정도의 영상을 집에 있는 PC를 통해 '주인'이 있는 사무실 PC로 전송한다.

문턱도 문제 없이 넘어 다니며, 도둑이 들면 "너의 얼굴 사진은 경찰서로 전송됐다"는 등의 미리 입력된 경고음을 큰 소리로 지르기도 한다. 동시에 침입자가 있다는 사실을 주인 휴대전화에 문자 메시지로 알린다.

이와 함께 때로는 아이들이 가지고 놀 수 있는 애완견 역할도 한다. 주인은 사무실에 앉아서 자판을 이용해 강아지의 집안 순찰을 조종할 수 있다.

이 회사 최영석(인덕대 교수)대표는 "보안용 강아지는 개인 방범 시대를 열 수 있는 로봇이며, 교육.오락용을 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당 40만원대.

크립토캠은 휴대전화나 PC로 집.사무실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실내를 볼 수 있다. 또 가전제품과 연결해 놓으면 전화 한 통화로 가전제품을 켜거나 끌 수 있다. 정보통신 기술이 개인 방범에 깊숙이 파고 들고 있는 것이다. 가정용 60만원.

도둑을 안개 속에 파묻는 '안개 대포'도 나와 있다. ㈜오롬테크에서 내놓은 밴디트는 30평형 아파트를 15초 만에 안개로 꽉 채울 수 있는 방범제품이다. 안개가 뿜어져 나온 뒤에는 20㎝ 앞도 보기 힘들다.

이 때 경보음이 울리는 것은 물론이다. 안개가 걷히는 데 걸리는 시간은 20분 정도. 이 시간이면 경찰이 출동해 범행 현장에 충분히 도착할 수 있다.

안개 분무기는 침입자 감시 시스템을 설치했거나, 허가 없이 금고 등에 손을 대는 것이 감지되자마자 안개를 내뿜는다. 세트당 2백40만원.

박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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