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전쟁」라오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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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공산군의「자르」평원 침공이나「라오스」정부군의 계획적인 후퇴는 모두 군사적인 면보다 정치적인 효과를 노린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의「월남화」정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미군은「라오스」와「캄보디아」를 통한 [호지명 루트]포격을 강화, 공산군의 월남침투를 적극 방해하고 있다.
월맹은 월남에서의 군사적 행동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미국의 반전여론을 자극하고, 세계의 대미감정을 악화시키기 위해「라오스」에 대한 침공을 개시했다.

<미동향 살피는 공산군>
월맹은「라오스」를 침공함으로써「호지명 루트」확보로 월남으로의 군사적 침투를 용이하게 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라오스」정부군의 전투행위를 될 수 있는 대로 줄이려고 애쓰고 있다는 증거가 뚜렷하다. 공산군은「자르」평원만 확보하면 계속 남진의 구실이 없다. 따라서 어떤 선에서 군사활동을 멈출 것이다.
만일 공산군이「메콩」강 유역까지 진격,「비엔티앤」과「루앙프라방」까지 함락시킬 징조가 보이면「라오스」정부의 외국군(타일랜드)개입 요청이 있게 될 것이다. 공산군도 이 정도의 미국의 계산을 염두에 두고 행동을 개시했으므로「자르」평원 탈환으로 일단 전격을 멈추고 미국의 동향을 살피고 있는 것이 아닌가 보여진다.

<정부·미군 소극적 태도>
공산군의 침공이유는 64년「콩·레」혁명의 후 중립군사령관「두안」대령이「파테트·라오」에 넘어간 것을 기화로 중립군은 좌파연합이 되었으며 따라서 현「푸마」정권은 우파뿐인 것으로 인정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 중립군장악지역을 수복한다는데 있다.
이것으로 미루어 공산군은 수도「비엔티앤」이나 왕도「루앙프라방」함락은 애당초 계획되지 않았으며 그후의 좋지 못한 결과도 고려한 군사행동이 아닌가 생각되는 것이다. 이번「자르」평원의 군사활동은 월맹과「파테트·라오」군의 적극행동을 불러 일으켰지만「라오스」정부군과 미국은 소극적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여론에 신경쓰는 미국>
공산군의 정세에 정부군의 수세로 규정지을 수 있다. 미국은「라오스」에서의 개입을 적극 부인하고 있으나 공군지원과 보급지원을 하고 있음은 공공연한 사실이며 월남에서 미국이 손을 떼지 않는 한「라오스」에서도 손을 뗄수 없는 처지에 있음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따라서 미국은 어떻게 하면 미국내 반전여론과 세계 여론을 현 상태이상 악화시키지 않고「라오스」와 월남문제를 해결하느냐에 부심하고 있는 것이다.

<인접국 위협은 세계위협>
「라오스」가 공산화 되면 월남·「캄보디아」·태국·「버마」등 인접국이 위태롭게 되므로 미국뿐 아니라 세계 다른나라도 가만히 있을 수 없게 된다.
이런 상태에서 미국이「라오스」개입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고충이 있는 것이다. 한때 미국의회에서 떠들썩했던 태국과의 비상대책「플랜」은 바로「라오스」위기를 내다본 미국의 전략으로 해석되고 있다.

<단시일 해결은 불가능>
미국의「라스트·카드」가 바로 이것이고 이들 월맹이 알고 있다면 과연 공산군이「라오스」정복을 현 시기에서 단행할 것이냐도 의문이다. 결국「라오스」는 현 상태대로 유지하면서 세계의 관심을 계속 쏠리게 하는 정치전쟁무대가 될 것이 틀림없다.
「라오스」사태의 단시일 해결은 이미 불가능한 단계까지 복잡화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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