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선고 내달 13일로 연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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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최태원(53) SK그룹 회장의 항소심 선고공판이 불과 이틀을 앞두고 연기됐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 문용선)는 9일로 예정됐던 최 회장의 선고공판을 다음 달 13일 오후 2시로 연기했다고 7일 밝혔다. 재판부는 연기 사유에 대해 “백수십 권에 달하는 기록을 검토하고 판결을 작성하기 위해 추가로 시간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변론 재개 신청은 불허했다. 최 회장 측은 “지난달 말 대만에서 체포돼 송환 절차가 진행 중인 사건의 핵심 인물 김원홍(52) 전 SK해운 고문에 대한 증인 신문이 필요하다”며 지난 5일 변론 재개 신청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재판부가 선고기일을 미룬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대만에서 체포돼 막판 변수로 떠오른 김원홍 전 고문의 조기 송환을 감안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송환 시기가 불투명한 만큼 일단 선고공판을 연기, 시간을 번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새로 잡힌 선고일 이전에 김 전 고문이 송환되면 재판부 직권으로 증인신문을 할 수 있다. 송환되지 않는다 해도 심리가 부족했다는 비판은 피해 갈 수 있다. 대형 로펌의 한 변호사는 “김 전 고문이 조기송환되면 변론 재개해 추가로 심리하고 늦어지면 일정대로 선고하는 방안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선고공판 연기로 11일로 구속기간이 만료되는 김준홍(47) 전 베넥스 대표는 불구속 상태에서 남은 재판을 받을 전망이다. 최 회장의 구속만기는 9월 30일이다.

박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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