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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이 찾는 여사원상|초년생을 위한「가이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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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책과 씨름하던 학창에서 나와 일을 해주고 보수를 받는 직장에 들어오면 설령 여자만이 아니라도 우선 당황하게 된다. 전국 노동인구의 38% (68년 노동청조사)를 차지하는 직업여성은 이제 『직장의 꽃』은 아니다. 비록 많은 곳에서 아직 남녀차별 대우를 하고 있지만 맡은 업무는 한 몫을 채워야 할 때다. 『여자답게, 일을 해내면서도 남자답게 당당한 능력을 갖춰 달라』고 한 직장의 장은 신인 여사원에게 부탁했다.
남자 못지 않게 일을 처리할 줄 아는 정도의 여성은 『교만하기 그지없고』그렇지 않다면 직장을 하나의 사교장 정도로 『놀러나 나오는 듯한 여성』이라고들 한다. 과연 올바른 직장 생활은 어떤 것일까. 「신입」의 딱지가 채 떨어지기 전에 익혀 둬야할 점들을 모아 본다.
①왜 직장에 나오나=자기 손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즐거움은 『돈만을 위해』나온다는 식의 착각을 일으키기 쉽다. 그러나 여태까지 자기에게 부어온 교육 투자가 한 개인의 능력을 통해 발휘되는 곳이기도 하다. 따라서 사회에 대한 봉사, 또는 참여의 뜻을 이해해야 되며 또 보람을 찾아야 한다. 일하는 즐거움을 항상 맛보는 것은 바로 그러한 마음가짐에 있겠다.
②자비를 버리라=「나는 여자니까」식은 없어야겠다. 「평등」을 내세우며 사사건건 따지는 유도 직장의 암이 될 수 있지만 어리광 부리는 무책임은 삼가야 한다. 우선 시간지키기부터 철저히 훈련하도록. 잦은 외출과 장시간의 전화사용은 옆 사람을 괴롭히는 짓이다. 걸핏하면 남자들에게 자기가 맡은 일을 부탁하는 일은 애교가 아니라 추태다. 그대신자기의 위치를 지킬 줄도 알아야겠다. 웃사람의 개인적인 잔심부름을 받았을 땐 기발한 농담을 섞어서라도 부드럽게 잘라 버리는 지혜쯤은 있어야겠다.
③일하는 옷차림=때와 장소를 가릴 줄 아는 여성이 되자. 낯선 사무실에서 현란한 옷차림으로 관심을 끌고 싶다면 직장을 잘못 들어온 것이다. 직장은 밤의 사교장이 아니다.「옷만이 보이는」여성은 그만큼 남자들에게 얕 보이기 쉽다. 수수하고 활동적이며 무엇보다 깨끗한 모습은 오히려 동료들이 원하는 아름다움이다. 지나치게 짧은 치마나 노출된 옷은 일하기도 불편하지만 뒤편에선 흉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④찡그리지 말라=어떤 경우일지라도 여자가 신경질을 내며 찡그리는 모습은 아름다울 수 없다. 또 상냥한 여자의 웃음 앞에선 불쾌한 일이 있을 수 없다고 한다. 옆 사람에게 불쾌감을 주면서 직장 생활을 해서는 안 된다. 불만은 모아서 조용히 말해야 할 사람을 찾아서 전해야 하고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는 넓은 마음을 만들자.
⑤교양을 쌓으라=자기 손으로 돈을 버는 만큼 여유 있는 생활을 계획하는 것도 보람있는 일이다. 꽃꽂이나 양재, 글씨를 쓴다든지 수집한다든지 무엇이건 여가를 이용하여 취미 생활을 즐기도록. 직장 생활을 오래한 여성은 『꽉 막혔다』는 말이 있다. 이것은 출·퇴근에만 정신을 쓰고 자기 발전을 무시해 버린 불행한 결과다. 월급 봉투를 들고 책방을「노크」하는 모습은 상상만해도 아름답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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