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에 과학자 풍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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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때 과학자가 부족하여 외국으로부터의 「두뇌 유입」을 환영한 미국이었지만, 오늘에 와서는 박사 학위까지 얻은 미국의 일부 젊은「엘리트」과학자들은 구직란에 허덕이고 있다.
이와 같은 사태가 초래한 것은 연방 정부와 주 정부의 연구비 예산이 삭감 된데 주원인이 있으며 업계와 연구 기관의 과학자 수요가 줄고 해마다 배출되는 과학자의 수가 증가하고 있는데도 그 원인의 일단이 있다.
미 물리 학회가 조사한 통계에 의하면 올해에 물리학자 채용을 요구한 기관은 불과 1백군데 정도에 지나지 않으며 그것도 주로 업계와 학계 및 연구기관으로서 취직을 신청한 물리학자는 박사 학위 취득자만도 근 1천5백 명에 달한다. 작년에는 1백67개 소에서 물리학자를 요구하여 1천2백85명이 지망했고, 67년에는 2백72개 소나 되는 기관에서 물리학자를 채용했고 구직자는 8백95명에 불과했었다.
이와 같이 오늘날 물리학자 풍년을 맞게 된 것은 소련이 1957년 첫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발사하자 많은 과학자를 양성해서 배출시키겠다는 미국의 과잉 의욕의 여파라고 「텍사스」대학의 「로버트·클라크」교수는 말하고 과거 정부나 선생들은 고교생들에게 『과학을 연구하라. 그러면 좋은 일자리를 얻게 된다』고 역설했으며 많은 젊은이들이 이 권고에 따랐던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정부 당국은 연구소·실험실·대학 등의 연구원을 예산 절감 때문에 줄였으며 산업계에서도 이제는 교육을 끝내고 갓 나온 물리학자를 원치 않고 있다고 물리학회장인 「클라크」박사는 오늘의 실정을 설명했다.
박사 학위를 받은 물리학자라면 취직하자마자 연봉 9천 달러 이상을 받을 수 있으며 이 박사 학위를 받으려면 대학에서 7, 8년 공부해야만 한다. 미국에서 약 1백70개 대학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수여하는데 67년∼68년에 이 학위를 받은 사람은 61년∼62년의 6백99명에 비해 두 배가되는 1천3백25명이었다. 고교에서는 아직도 훌륭한 물리학 교사를 많이 요구하고 있으나 박사 학위를 취득한 물리학자들은 주로 연구 생활을 하도록 교육을 받았으며 이런 수준의 교사로서는 적합치 않을 것이라고 「클라크」박사가 말했다.
물리학자로서 실직자의 수가 크게 많은 것은 아니지만 그들이 소망하는 직장을 얻지 못하는 수가 많으며 이 숫자는 늘어가고 있다고 물리학회 측은 말했다.
이와 같이 거대한 과학 사회를 이루고 있는 미국에서 과학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날로 커져 중앙 정부의 63명 국장 가운데 23명이 과학 기술자이며, 9명이 경제 전문가, 그리고 법률가는 8명으로 국방·보건 산업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정책 수립에 종사하는 과학자는 많다.
미국의 과학자는 33만5천명, 「엔지니어」는 82만2천명, 「테크니션」이 77만5천명이며 과학자 중 17만6천명은 산업계에, 9만8천명은 대학, 6명은 정부기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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