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권좌에 새 세대|군사정권...그「현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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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동남「아시아」의 모든 국가들은 자국의 장래가 어떻게 될지 걱정하고 있다. 각국의 독립투쟁에 앞장섰던 지도자들은 거의 전부 세상을 떴거나 권좌에서 떨어졌다.
작년에 호지명이 죽었고「수카르노」는 4년 전에 실권했다.
「퉁쿠·압둘·라만」「말레이지아」수상은 자기가「아시아」에서 가장 불행한 수상이라 생각하고 있다.
열강의 식민지주의에 투쟁하고 아직 권좌에 남아있는 생존자는 이광요「싱가포르」수상과 「캄보디아」수상「시아누크」공 뿐이다.
동남「아시아」여러 나라에서는 새 세대가 등장했으나 이 새 세대의 지도자들은 전 지도자들보다 위풍이 없다.「타일탠드」는 71년에는 미국이 공급하는 지대공「미사일」로 방위체제를 갖추려 계획 중이고 지난 2년간「싱가포르」와「말레이지아」는 71년에 영국군이 철수하여 생길 힘의 진공 상태에 대비책을 세워왔다.
표면적으로는 단일체로서의 국민처럼 보이나 각국에는 이민족이라는 이질적 집단이 존재하여 차차 이에 얽힌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인도와 「말레이지아」등 도처에 깊이 뿌리박고 경제력을 쥐고있는 화교계 사람들이 그 예의 하나다.
「버마」나「타일랜드」에도 소수민족문제가 아직도 남아있다고 볼 수 있다.「말레이지아」서부에서도 같아 작년에 인종파동까지 일어났다.
더 나아가「아시아」여러 나라는 피상적으로 경제적 안정을 누리고 있는 듯 하나 산골과 도시와의 경제적 격차는 불안의 큰 요소이다.「마닐라」「사이공」「방콕」「자카르타」는 여타지방과 점점 대조적 이어서 위험한 대결의 씨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인물은 군부세력이었다. 1962년 「버마」에서는「네윈」 장군이 정권을 잡고 아직 자리를 지키고있으며 63년 월남에서「고·딘·디엠」정권이 무너진 뒤 군부「쿠데타」가 여러 번 일어났다. 65년이래「인도네시아」를 군대가 통치하고 「라오스」도 명목상은 아니나 63년에「제네바」협정(62년 체결)과 삼당 연립정부가 깨어진 이래 실질적으로는 군부가 정권을 잡고있다.
「말레이지아」에서는 대내 사정으로 군부의 위치가 강화될 것이다. 「싱가포르」는 국방을 위해 점점 집권태세가 군사화하고 있다.
「캄보디아」에서까지 군부가 현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작년「론·놀」장군은 조각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기까지 했다.
이와 같은 군부의 출현은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는데 특히 공산주의자들의 획책 내지 학생「데모」등 소요를 막고 외원을 끌어들이는 것 등에 주목적이 있다할 것이다.「타일랜드」는 69년 선거의회에서 제정한 헌법의 덕택으로 정치체제가 더욱 굳어졌다.
월맹은「인도차이나」반도의 통일을 궁극목표로 삼고있을지도 모르나 실현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미국이「라오스」에의 군사적 개입을 강화한 것과 호지명 통로를 맹폭하고「라오스」군에 장비 등 군원을 제공한 결과「파테트·라오」와 월맹에 극심한 타격을 주었다.
월남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라오스」문제도 미결의 장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미국은 동남아 정책에 실패하자 이젠 종래와 같이 한편으로는 이 지역에 대한 경제적 압력을 넣는 문제를 생각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소련과 일본이 더욱 적극적 역할을 하도록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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