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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0)한국의 지진|서상문<관상대 관측과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12일 저녁 전남 완도쪽 바다에서 폭음과 함께 지진이 있었다. 그곳 주민들의 일부는 놀라서 대피소동까지 벌어졌다고 신문에 보도되었다.
그러나 중앙관상대의 표준지진계에 포착된 상황을 보면 약진에 해당하는 「진도계급 3」 으로 책상에 올려놓은 「컵」 속의 물이 조금 흔들릴 정도이다. 걱정할 필요는 없다.
지진도 각국의 것이 조금씩 다른 특징이 있는데 우리나라의 지진은 지명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폭음이 올렸다해서 심리적인 공포 이상은 아무 것도 아닌 것이다. 이번의 진앙은 서울 남쪽 3백 60km인 동경 1백 20도·북위 34도 30분, 완도의 동남쪽 생일도와 덕우도의 중간해역이며 호남일대가 흔들린 것으로 지진계에 기록됐다.
이번의 지진이 우리나라에서는 강한 편이었다고 볼 수 있다. 지진은 크게 나누어 지진계에는 포착되지만 사람이 못 느끼는 무감지진과 사람이 느끼는 유감지진으로 나누어진다.
지진 피해가 없어 일반적으로 지진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우리나라에는 무감지진이 하루에 평균 두번씩이나 있다. 지표면은 항상 움직이기 때문이다.
유감지진은 진도계급 1에서 7까지 분류된다. 진도계급 1은 미진으로 예민한 사람이 느낄 정도, 2는 경진으로 대부분의 사람이 느낄 정도, 3은 약진으로 그릇 속의 물이 흔들릴 정도이다. 4가 중진, 5가 강진, 6이 열진, 7이 격진인데 강진부터는 인명과 건축물에 큰 피해가 생긴다.
우리나라에는 1905년 관상대에 지진계를 설치한 이래 5백여회의 유감지진이 있었다. 그중 22회가 진도계급 3이었고 대부분이 진도계급 1짜리였다.
과학이 발달된 오늘날이지만 아직도 『지진이 왜 생기느냐』 에 대한 정확한 대답은 없다.
지하 2천 9백km의 철·「니켈」등의 녹음물이 끓고 타다가 지표면의 약한 부분을 뚫고 나오는 현상이라는 학설이 막연히 통용되고 있을뿐이다.
우리나라에 진도계급 4이상이 없다는 이유는 우리나라가 세계의 2대 지진권 밖에 있기 때문이라는것이 통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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