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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세계 경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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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국제금융> 미의 긴축 정책으로 「달러」불안 재연할지도
국제 통화 체제가 당면하는 문제는 신용·유동성 및 조정 등의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이중 신용의 문제는 통화 불안으로 진통하는 국가에 각국 중앙은행이 자금 원조를 공여함으로써 국제 통화 체제가 유효하게 기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졌기 때문에 어느 정도 해소되었다
유동성 문제는 SDR(특별인출권)발동에 의해 어느 정도 제거되었다.
그러나 미국은 국제수지의 악화를 막기 위한 금융긴축정책의 결과 경제가 「오버·킬」(과도한 경기 냉각)상태에까지 이르러 장래에 큰 의문부를 남겨놓고 있다. 이를 해결키 위해 금년 안에 통화 정책을 채택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미국의 국제수지는 거액 적자가 되고 「달러」평가를 지탱케 하기 위해 각국은 본의 아닌 「달러」축적을 하게되는 60년대의 상태로 되돌아가야 할지도 모른다.
이러한 상태는 자본 수출을 경상 흑자로 메우기 위해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평가를 절하하거나 타국의 평가 절상과 무역 및 외환 관리 강화에 대응하여 미국도 같은 방법에 더 한층 의존하는 두 가지 방법을 제기하는데 이것은 모두가 문제성을 안은 것이다. 따라서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은 고도의 국제 협력이 필요한 주요 선진국의 평가 절상이다. 즉 70년대에 권장되어야할 것은 현재의 평가를 기준으로 한 변동폭 확대(와이더·밴드)나 서서히 평가를 움직여 가는 「크롤링 팩」제도로서 환 평가에 유연성을 주는 것이다.

<남북 문제>후진국 제품 관세 중과로 균형 발전 저해
저개발 국가의 경제 개발 촉진은 세계 경제가 당면한 제3의「기로」다.
선진국은 국내적 이유로 농업 보호 정책을 추구하고 노동 집약적이며 기술적으로 단순한 저개발국 공업 제품에 대해 관세를 중과해 왔다.
선진국이 취할 타당한 정책은 자유 경쟁 원리와 보다 조화되는 자원의 이동성과 조정 정책을 지지함으로써 농업 지지정책이나 경쟁력 없는 제조업자를 위한 관세 보호조치를 포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UNCTAD(유엔 무역 개발위)는 저개발국을 위한 압력 단체로 활동하고 있으나 상품 협정 분야에는 아무런 진전도 없었다. 이 같은 남북 문제는 「피어슨」보고서에도 강조되고 있다.
이 보고서는 저개발국에 대한 원조공여 규모의 확대를 제안하면서 과거의 원조가 개발 촉진에 충분히 활용되지 못했음을 지적하고 있다.
부국이 빈국을 원조하고 그 개발을 촉진해야할 의무는 자국의 이민·무역·자본 이동 및 월등한 기술 지식 이용에 관한 제 정책이 행복한 자국민의 이익에 기여하는 반면 빈국민에게는 불이익을 초래하고 있는 데서 나온 것이다.
우리가 당면하는 사태는 세계 경제가 효과적으로 발전하느냐에 있다.
이것은 선진국의 금융·무역·개발원조 등 제 정책이 상호 연관되어 일련의 관대한 행위를 하느냐에 달려있다.

<무역>보호주의 강화로 무역 자유화 위협, 지역화 경향
무역 정책면에서는 성공리에 끝난 「케네디·라운드」에도 불구하고 잇달아 나타난 국제 통화 위기와 67∼68년에 악화된 미국의 국제 수지 때문에 주요국, 특히 미국의 정책이 보호주의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또한 영국이 공통 농업 정책을 수락하는 EEC에 가맹하면 세계 경제는 지역주의와 분립의 방향으로 움직여 갈 것이 필연적이다.
문제는 세계경제가 보호주의로 계속 기울어지느냐, 혹은 무역 자유화로 유도하기 위한 어떤 새 기반을 발견할 수 있느냐 하는 차이다.
「케네디·라운드」의 성공은 자유 무역을 지향하는 새로운 GATT교섭 예컨대 「닉슨·라운드」에의 길을 텄다.
그러나 어떤 접근 방법이라도 70년대에 예상되는 환경과 견주어 보면 크게 매력적인 조건이 될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영국이 EEC에 가입할 경우, 수출에 타격을 받을 미국이 「케네디·라운드·스타일」의 자유 무역을 향한 새 움직임을 보이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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