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결결과 승복한 것 다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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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전당대회를 무사히 치른 것은 다행한 일이며 수고가 많았습니다. 당내에 불평도 다소 있는 것 같으나 선처바랍니다』-.
당수직을 사퇴하고 일본에서 요양중인 유진오 신민당 고문이 유진산 대표에게 보낸 편지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유고문에게 전당대회 결과를 보고한 뒤 그의 친서를 휴대하고 6일 귀국한 송원영 의원은 『예상보다 퍽 건강해 보이더라』고 전하면서 이런 보조로 회복이 되면 서울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갈 이달 말이나 3월초에는 귀국할 생각이더라고 그의 뜻을 전했다.
유고문은 임시 전당대회 결과에 대해 『무사히 끝났고 표결결과에 승복한 것을 다행으로 여긴다』면서 『나는 인사문제로 골치를 많이 앓았는데 인사 후유 파동이 없을지 걱정된다』고 말하더라는 것.
정치에는 거의 신경을 안 쓰는 유씨가 일본신문에서 윤보선씨의 신민당 탈당기사를 읽고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공화당에 유리하지 않을까』 걱정하더라고 송대변인이 전했다.
지난달 30일 아따미에서 동경제국호텔에 옮긴 유씨는 곧 관서지방에 갈 예정인데 「히비야」공원을 산책하면서 짚고 다니는 지팡이를 가리키며 『얼마후면 이것을 버리고 고국에 갈수 있을 것 같다』고 감회에 젖더라고.
유진산 신민당 대표는 지난달 당수로 선출된 후 두 번째 나들이로 6일 아산 현충사를 참배했다.
지난 1일 고향인 금산에 내려가 성묘하고 온 유대표는 이날 부인과 손자 등 가족과 함께 온양에 내려가 하루 묵고 7일 낮 귀경.
한편 당수경쟁에서 고배를 마신 정일형씨는 요즘 재경 외교관들과 빈번히 접촉하고 있는데 지난 5일에는 미 대사관직원들의 내방을 받은데 이어 「트렌치」 영국대사의 초청을 받아 국내외 정세를 얘기했다는 것.
공화당 간부들간에는 의원의 무임소 입각문제가 한동안 설왕설래하더니 그 문제와 관련해서 이번엔 선거법의 「선거 6개월 전 공무원 사임규정」의 개정 여부로 의견이 갈려 있다.
윤치영 당의장 서리는 6일 『국회의장이 각료를 겸직할 수 있도록 헌법이 개정된 이상 국회의원선거법 28조는 의원이 장관을 겸직할 경우엔 적용 안 되도록 예외규정을 두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
그러나 다른 몇몇 간부는 『선거법의 규정은 임명직 공무원이 선거에 직권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므로 의원이 장관을 겸할 수 있도록 되었다 해서 그 취지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는 반대의견을 내세우고 있다.
이 같은 당 간부들의 엇갈린 견해는 무임소 입각문제에 대한 당내 찬·반 기류와 겹쳐 뚜렷한 방향을 못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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