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후배들아 얼지 마! '빠빠빠' 춤춘 이병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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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규

“경기를 하는 3시간을 즐기자.” 이병규(39·LG)가 팀 후배들에게 수없이 하는 말이다. 2002년 이후 10년 동안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부담을 덜어내기 위한 노력이다. 프로야구 1위 삼성과 만난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도 이병규는 경기 전 걸그룹 크레용팝의 ‘빠빠빠’ 음악에 맞춰 춤을 췄다. 잔뜩 얼어 있는 후배들을 위해 ‘품위’를 잊었다. 후배들은 이병규 덕에 경기를 즐겼다.

 LG는 2일 경기에서 삼성을 4-2로 꺾었다. 이병규가 중심에 섰다. LG는 0-0으로 맞선 6회말 1사 2루에서 이진영의 좌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얻었다. 정의윤의 유격수 땅볼로 2사 2루. 추가점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이병규가 편안한 표정으로 타석에 들었다. 볼 하나를 고른 이병규는 삼성 왼손 선발 차우찬의 112㎞짜리 커브를 잡아당겨 우월 투런 아치를 그렸다. 팽팽하던 승부의 추가 LG 쪽으로 급격하게 기울었다. 삼성은 8회초 박석민의 2타점 2루타로 추격했다. 하지만 이병규가 만들어 낸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병규는 LG가 낳은 프랜차이즈 스타다. 1997년 1차 지명으로 LG에 입단했고, 프로 입문 첫해 타율 3할(0.305)을 넘겼다. 99년에는 LG 선수 중 최초로 30홈런(30개)·30도루(31개)를 기록했다. 2002년에는 팀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기쁨도 누렸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2007년 일본 주니치로 진출한 그는 2010년 LG로 돌아왔다.

 불혹을 앞둔 이병규가 상승곡선을 그었다. 아직 규정 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타율 0.388로 활약 중이다. 이병규가 선두에 서자 LG도 힘을 얻었다. 2위 LG는 이날 승리로 1위 삼성을 3게임 차로 추격했다. 삼성과의 상대 전적에서는 5승4패로 앞서 갔다.

 마산에서는 NC가 한화를 4-0으로 눌렀다. 선발 찰리가 시즌 7승(4패)째를 따냈고, 손민한이 마무리했다. 개인 통산 1499승을 기록 중인 김응용(72) 한화 감독은 1500승 달성을 또 미뤘다. 두산은 연장 11회초 터진 김현수의 결승 2루타로 SK를 6-4로 눌렀다. 넥센은 KIA에 6-4 역전승을 거뒀다.

김주희 기자

◆프로야구 전적(2일)
?▶삼성 2-4 LG ?한화 0-4 NC
?▶넥센 6-4 KIA ?두산 6-4 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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