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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에 성패 없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현대 [프랑스] 극작가 중 [외젠·이오네스코]만큼 외국에서 잘 알려지고 작품이 많이 소개된 사람도 없다. 그에 관해서는 저서도 여러권 나와 있으며 평론가들은 어느 작가보다도 그를 많이 다루고 있다. 때로는 다른 사람이 쓴 그에 관한 책도 이 그의 작품보다 더 당황하곤 한다. <자전적 저서 『발견』낸 불 극작가 [이오네스코]>
『하나의 작품은 일련의 해답이 아니다. 그것은 의문의 연속이다. 사물의 이치를 밝혀주는 것은 해답이 아니고 의문인 것이다』자전적인 저서『발견』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는 [이오네스코]는 연극관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자기작품의 경우 특히 그러하다.
자기 작품의 초연에 참석했다가도 극이 시작 된지 불과 10분후면 공연장을 떠나 술이나 들이켜는 사람이 [이오네스코]이다. 25일에는 서독 [뒤셀도로프]에서 그의 신작 『도시의 전염병』이 초연 된다.
[쿠폴]근처 [뭉파르나스] 에서 살고있는 [이오네스코]는 그의 아내나 마찬가지로 [루마니아]에서 출생했지만 대부분의 생애를 [프랑스]에서 보내며 창작 및 문학강좌에 전념해왔다.
그 자신의 말을 빌면 두 살 되던 해 그는 둥근 얼굴 둥근 코 동근 눈의 재미있게 생긴 아이였다는데 지금도 그 모습은 여전하다. 특히 놀란 듯한 그의 두 눈은 그가 끊임없이 품고있는 회의를 반영해주고 있다. 이 회의감은 그의 생애에 있어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그는 생각한다. 이것이야말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을 이해할 수도 있게 만드는 가장 가까운 길이라고 믿고있는 [이오네스코]는 이 요소때문에 작가가 되었는지 모른다.
최근 [스키라] 사에 의해 출판된 『발견』에는 어린 시절의 감수성 및 창작에 관한 그의 소견과 비평가·문인 및 [브레히트]에 대한 날카로운 반론, 그리고 그 자신이 그린 [크레용] 화 및 수채화가 실려있다.
1950년 그가 38세 되던 해 처음 발표한 그의 처녀작은 『대머리 여 가수』인데 그때의 초연이 얼마나 실패했는지는 연출가 [니콜라스·바타이유] 가 [도스트예프스키]의 어느 작품을 각색한 연극에 출연시켜주겠다는 약속으로 그를 위로한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대머리 여 가수』는 그 후 재 공연되었는데 1957년 이후로는 줄곧 연극가에서 성공을 거두어 오늘날은 반 연극의 고전이 되었다. 작가자신은 한 작품의 성패를 이렇게 말하고 있다. 『무엇이 성공이고 무엇이 실패인지 나는 모른다. 어차피 둘 다 중요한 일은 아니지만…. 물 이해 때문에 어떤 희곡이 실패하는 수가 많듯이 성공도 마찬가지다. 연극이란 건물과 같은 것이어서 때로는 사람들이 그곳에 들어가고 싶어 하지만, 때로는 들어가기 싫어한다.』 [프랑스]의 비평가들은 그들 자신의 심리를 토론하는 도구로서 희곡을 이용하고 있다고 『발견』에서 불만을 털어놓은 [이오네스크]는 비평가들을 다음과 같이 꼬집기도 했다. 『비평가들이 오랜 수고 끝에 겨우 나를 이해하게 되었을 때 내가 [스타일]을 바꿔버리면 그들은 으례 화를 내곤 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만약 내가 같은 [스타일]을 되풀이했다면 그들은 내가 제 자리 걸음을 걷고 있다고 트집을 잡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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