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럽혀진 강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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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금수강산-. 고래로 아름다운 산들과 물 맑기로 이름났던 한국의 자랑도 이제는 옛말, 한국의 강산은 세계에서도 가장 더럽게 오염돼가고 있다. 21일 보사부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대도시 상공의 유례없는 대기오염·소음문제등과 더불어 전국의 거의 모든 하천이 물고기마저 살수 없을 만큼 더럽혀져 가고 있음이 밝혀진 것이다.
보사부 조사결과에 따르면 한강·수영강·낙동강등 대도시를 끼고 있는 대다수 하천은 WHO가 실정한 안전기준을 수배 또는 수십배씩이나 초과할 만큼 오염되고 있음이 밝혀진 것인데, 보사부당국은 이러한 강물오염을 소생시키고 앞으로 더 이상의 하천공해 요소발생을 미연에 방지키 위한 입법조치를 서두르기로 했다고 전해진다. 보사부가 성안했다고 알려진 공공용 수역수질보호법의 제정취지나, 최근 서울시가 도심지에 소재한 5천여 공해업소를 서울시외곽의 5개생산지역으로 이전케 하려는 계획, 그리고 얼마전 대검 공안부안에 공해문제 전담검사를 두게한 것 등은 정부가 뒤늦게나마 이문제의 심각성을 인식, 그 광정을 위해 발벗고 나서려는 결의를 표명한 것으로 보아, 우리는 전폭적인 성원을 아끼지 않으려 한다.
오늘날 우리나라에서의 공해문제가 얼마나 심각한가는 다음 몇가지 조사치를 지적하는 것만으로도 알 수 있다. 대기오염도에 있어 서울은 일산화탄소가 평균 34.7PPM∼34.7PPM(안전기준=5PPM), 아황산「개스」가 0.38PPM∼0.44PPM(안전기준=0.05PPM)등 각종 유독성 「개스」로 충만돼 있고, 대구근교의 분진낙하량은 1개월당 1평방㎞에 무려 48t(안전기준=6.9t)에 달하고 있다. 소음도에 있어 서울 주택지인 혜화동「로터리」근처는 82「폰」, 용산 삼각지 근처는 90「폰」, 대구 64.7「폰」으로서 이러한 수치는 미국「시카고」시 중심 가의 45「폰」의 2배이상이요, 생리적 영향선인 60「폰」보다도 월등히 높은 수치임을 알 수 있다.
하천오염의 경우는 더욱 참담한 실정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데 작보한 바와 같이 한강인도교부근의 유수는 1㏄당 대장균 57만5천마리(안전기준=5만마리), 생물학적 산소요구량 (BOD) 1ℓ당 23.2㎎(안전기준=6㎎), 화학적 산소요구량(COD)16.0㎎(안전기준=10㎎)등 세계 어느나라의 강물에서도 볼수 없는 심한 오염도를 나타내고 있음을 알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당국에 의한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은 몇몇 공해방지대책 내지 강물보호입법화 구상이 전 국민의 이해와 협조를 통해 빠른 시일안에 최대의 성과를 올릴 수 있도록 대대적인 국민운동을 제창코자하는 바이지만, 여기서 특히 강조해야 할 것은 이러한 공해문제해결의 유일한 방법은 오직 사전예방 대책뿐임을 지적코자 한다는 것이다.
공업화를 서두르는 나머지 선진공업제국가가 저지른 과오를 우리나라와 같은 신생국가가 또다시 되풀이 했다는 것 자체가 돌이킬 수 없는 실책을 범한 것이라 하겠으나, 앞으로는 모든 산업기관의 설치허가와 국토개발계획의 집행에 있어, 그 경제적 효용성과 함께 공해 문제를 검토할 수 있는 상설국가기구를 설치하고, 그 검토를 받게하는 대책이 아울러 세워지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점에서 우리는 세계에서도 공기문제를 가장 효과적으로 다루어 모범이 된 화란의 공업도시「로테른 담」의 공해대책을 참고하도록 권고하고자 한다.
모든 도시가 공해근절을 위한 이른바「4대 작전」이라고 알려진 ①대연돌작전 ②녹지대작전 ③세론작전 ④「컴퓨터」화 작전등 과학적이며 입체적인 공해예방대책을 세움으로써 일절의 공해발생요소를 사전에 근원적으로「체크」하는 체제를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의 한국을 숨막히는 도시 더럽혀진 강물로 휩싸이게 한 역사적 과오를 자책, 시정하는데 있어 당국은 모름지기 심기일전하는 바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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