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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회복 계속될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곧 가을이 다가온다. 낙옆이 떨어지고 미식축구가 시작하고 그저그런 텔레비전 드라마들(아, 존 리터가 저녁 시간대로 돌아온다)이 새로 방송을 시작하는 계절이다. 그런데 이번 가을은 어떤 희망과 함께 찾아올지도 모르겠다. 바로 경기가 완연한 회복기에 들어섰다는 희망이다.

증시는 6월 말에 바닥을 친 후 급속히 반등했다. 다우 지수는 6월 23일 이후 12.5% 상승했고 S&P 500 지수는 15% 올랐다.

다우, 본전치기 하려면?
우량주 시장의 많은 회사들이 막대한 상승을 필요로 한다.

회사

몇% 올라야하나?

앨코아

41.7%

AT&T

48.5%

캐터필러

19.7%

시티그룹

54.1%

엑슨 모빌

10.9%

제네럴 일렉트릭

32.9%

휼렛 패커드

52.9%

홈 디포

54.9%

허니웰

12.9%

인텔

88.7%

IBM

60.5%

JP 모건 체이스

37.7%

맥도널드

11.4%

머크

16.4%

마이크로 소프트

34.9%

SBC 커뮤니케이션스

58.3%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

8.8%

월트 디즈니

32.1%

* 8월 30일 현재

자료: CNN/머니

일부에서는 드디어 최악의 상황이 끝났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너무 들떠서는 안된다. 앞으로 급속한 주가 회복이 없다면 증시는 제2차 세계대전(1939-1941) 발발 이후 처음으로 3년 연속 침체를 기록하게 된다.

8월 30일 종가를 기준으로 보면 다우 지수가 올해 본전치기를 하려면 연말까지 15.7% 상승해야 한다. S&P 500 지수가 손실을 보지 않으려면 25.3%나 올라야 한다. 그러면 나스닥은 어떨까? 적자에서 벗어나려면 48%나 폭등해야 한다.

다우 지수에 편입된 기업들 중 6개사(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코카콜라, 이스트만 코닥, 3M, 필립 모리스, P&G)만이 현재를 기준으로 올해 주가가 상승했다. 오른쪽의 표를 보면 다우 지수 편입 기업들 중 최악의 실적을 보인 주식들이 올해 본전을 찾으려면 얼마나 상승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기술과 통신 기업들의 실적이 가장 저조하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것이다. SBC 커뮤니케이션스는 52% 상승해야 하고 반도체 1위 업체 인텔 주가는 83% 이상 치솟아야 한다. 최근 벨사우스, 선 마이크로시스템스, 노벨루스 시스템스 등의 기업들에서 좋지 않은 소식들이 쏟아져 나온 일도 반갑지 않다.

겁나는 9월
걱정할 일이 또 하나 있다. 주식에게 9월은 보통 최악의 달이다. 지난 25년간 다우 지수는 9월에 19번 하락했다. 왜 그런지 확실한 이유는 없지만(3분기 실적 발표 시기는 10월 이후다), 기록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JFSCV&JFLCV 펀드 매니저 웬델 퍼킨스는 올 가을도 증시에 힘든 계절이 될 것을 우려한다. 그는 경제와 수익 전망이 여전히 안개 속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9월에 이익을 실현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는 주요 주가 지수들이 6월의 저점으로까지 미끄러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퍼킨스는 "우리는 아직 사람들이 기대하는 경기의 전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8월에 증시가 그렇게 빨리 회복되지 않았다면 통상적인 9월 하락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8월에 주가는 급반등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노동절 이후의 증시 상승이 전례 없는 현상은 아니다. 1998년 여름은 헤지펀드 롱텀캐피털 매니지먼트의 파산에다 러시아와 남미의 위기로 떠들썩했다. 9월로 들어섰을 때 주요 증시 지표 3개는 연손실을 기록하고 있었고 투자자들은 세계적인 경기 침체의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러나 그해 가을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세 번에 걸쳐 금리를 인하하자 다우 지수는 21.8%, S&P는 28.4%, 나스닥은 46.3% 상승했고 결국 세 지수 모두 전년 대비 상승한 채 해를 마감했다. 일년 후에는 기술주들이 지리멸렬한 여름을 보낸 뒤 9-12월에 이와 유사한 급상승세를 타 나스닥을 48.6% 올렸다.

물론 지금 상황과는 많이 다르다. 1998년과 1999년의 경제는 믿을 수 없을 만큼 강했다. 지금은 그러한 주가 급등을 시장 거품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주가가 계속 오른다 해도 상승세는 주춤할 가능성이 높다.

뮤추얼펀드사 에버그린 인베트스먼트의 존 린치 수석 시장분석가는 "증시가 지속적으로 상승하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몇 달 동안 2보 전진 뒤 1보 후퇴하는 듯한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린치는 시장 조건이 정상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그는 "성장주와 대형주들이 최근 호조를 보인다는 사실은 시장이 또 한번의 경기 침체를 우려하지 않는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이런 주식들은 경기 회복기에 실적인 좋은 종목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수익 증가나 증시 실적에 대해서 투자자들은 호황기에 경험했던 것보다 합리적인(낮은) 기대치를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린치는 "상승과 하락의 극과 극을 오간 뒤 점진적인 경기 회복이 예상되는 지금, 투자자들은 한자릿대 후반의 수익 증가율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정도의 실적이 기분을 들뜨게 하지는 않겠지만 어쨌든 수익 감소보다는 나은 것이다.

NEW YORK (CNN/Money) / 이인규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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