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몸 속에 위치추적 마이크로칩 이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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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 웰스와 제시카 채프먼 피살 사건은 자녀를 가진 영국의 부모들을 충격 속으로 몰아넣었다.
10세 소녀 두 명이 살해당한 사건이 알려지면서 걱정이 많아진 영국 부모들은 자식들 몸에 마이크로칩 추적기를 이식하려 하고 있다고 한 사이버네틱스 전문가가 말했다.

런던 서부에 있는 리딩 대학에 근무하는 과학자 케빈 워윅은 부모들은 아이의 팔이나 배에 조그만 마이크로칩을 이식해 위치를 추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칩은 유괴가 살인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워윅은 "홀리 웨스와 제시카 채프먼이 살해당한 후 많은 부모들이 딸에게 칩을 이식할 수 있는지 문의했다"고 말했다.

홀리와 제시카는 8월 4일 주거지인 잉글랜드 동부 소햄타운에서 실종됐다가 2주 후 외곽 삼림지대에서 시체로 발견됐다.

듀발 부부는 11세의 딸 다니엘을 이식용 추적장치 실험 대상 1호로 제공했다. 워윅은 이 장치가 크리스마스 전에 완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일은 영국에서 논쟁거리가 될 전망이다. 부모들은 이 장치를 환영하겠지만 시민 자유 단체들은 이 칩을 정부가 악용하거나 범죄에 사용될 가능성을 제기하며 반대할 것으로 보인다.

로봇공학자 워윅은 마비자가 자신의 신체를 통제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명분으로 본인의 신경계를 컴퓨터에 연결하는 실험을 실시해 유명세를 탄 인물로 영국에서는 과거부터 논쟁의 대상이 되어 왔다.

그는 휴대폰망을 이용해 "신호를 전송하고 이를 인공위성자동위치측정시스템(GPS)에 연결하는 것을 포함해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

이를 위해서는 1인치(2.45센티미터) 길이의 송신기를 아이의 팔이나 배에 이식해야 한다.

워윅은 "이식을 하면 유괴범은 아이에게 장치가 부착되어 있다는 것을 모를 것이다. 그리고 필요하지 않을 때는 전지를 아끼기 위해 수면 모드로 전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는 이미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가진 시계가 시판되고 있다. 그러나 워윅은 "시계는 너무 쉽게 제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니엘의 어머니 웬디는 영국 신문 데일리 미러에 "홀리와 제시카 얘기를 들은 뒤 우리 가족은 모두 앉아서 대책을 논의했다. 완벽한 방법은 없겠지만 마이크로칩이 딸을 보호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에서 유괴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부모들은 자식들을 걱정하며 초조해하고 있다. 그러나 워윅은 마이크로칩 이식이 이러한 걱정을 잠재울 수 있는 윤리적인 방법인지의 여부는 사회가 결정할 문제라고 믿는다.

그는 "물론 많은 의문이 있을 것이고 이식에 반대하는 의견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영국의 다수가 이를 찬성한다면 크리스마스 때까지 작업이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LONDON, England (CNN) / 이인규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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