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1970년대의 세계정세|「앙드레·퐁텐」-불 르·몽드지 주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60년대에서 넘겨진 미해결의 난제들을 안고 70년대가 밝았다. 월남의「정글」서는 여전히 불길이 솟고, 중동의 화약고는 언제 폭발할는지 모른다. 중-소 국경지대에서는 또하나 심각한「말썽」이 발효중이다. 이런 60년대의 연장선상에서 70년대는 「유럽」의 동서화해, 구공시(EEC)의 확대, 「아시아」의 자주방위 같은 「변화」를 모색 할 것이다. 국제문제에 관한 두사람의 권위자가 진단하는 70년대의 세계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경험이 있는「저널리스트」란 앞날의 정세에대한 예언을 할때 매우 신중한 법이다. 왜냐하면 가장 확실하다고 판단했던 정세들이 하룻밤 사이에 전혀 예기치않았던 사건들에 의해 다시금 문제화되는 것을 여러번 체험한바 있기때문이다. 외면상으로 보기에 튼튼한것 같은 정권이 갑작스럽게 들이닥치는 폭동에 휩쓸려 가기도 하는 반면 하루를 넘기지 못할 것 같던 정부들이 시간이라는 시련을 오랫동안 견디어 나간 예가 비일비재였다. 그래서 대개의 경우 역사라는 것은 모든것이 지난 다음에라야 확연하게 되는것을 보게된다.

<공산국가들 사이서 내부세력모슨 확대>
현시점에서 앞으로의 세계정세에 대적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월남전쟁이 언제 어떠한 방법으로 끝날것인지 그리고 소련과 중공의 암투가 무력충돌을 피할수있을지, 또 통일된 「유럽」대륙이 세계무대에서 미국이나 소련에 견줄만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할수 있을지 등 여러가지 문제에 대해서 자신있게 말할 수 있어야할 것이다.
필자로서는 위에 열거한 여러문제들에 대해서 확증을 할수없기 때문에 적어도 앞으해 비교로 어느 기간동안엔 큰변동이 없을만큼 뚜렷한 전망만을 여기서 논하기로 하겠다.

<동구권자유화 모색 곤란겪을 모스코바>

<1>공산세계내의 위기가 해소되었다는 것을 뒷받침할 만한 징조가 아직 없다. 공산세계의 내부적인 갈등을 해결하려면 소련이 「체코」의 「알렉산드르·두브체크」에게서 빼앗은자유주의적 깃발을 다시 쳐들수 있는 초거물급인사가「모스크바」에서 등장해야한다.
바꿔 말하면 소련정부가 근본적으로 제국주의적이고 보수주의적인 야망을 버리고 인류전체에 보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이상세계를 다시금 제시할수 있어야한다. 그러나 소련에서 그러한 인물이 나타나기란 전혀 불가능한 일이다. 왜냐하면 현소련의 권력체제 그자체가 과감하고 의욕적인 정치가의 출현을 억제하고 기껏 옹졸하고 좀스러운 관료들만을 배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소련안의 여러 사회집단 사이에서 또 「크렘린」과 다른 공산국가들사이에서 내부세력의 모순이 확대되는 것을 보게될 것 같다. 동「유럽」각국 정부들은 「체코」정부가 시도했던 것 보다 더 신중한 방법을 써서 최대한의 자유행동을 취하려고 힘쓸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모스크바」의 현정부가 겪어야될 곤란은 여전할 것이고 경제 각분야는 침체나 감소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2>공산권내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분명히 중공-소련계이다. 그 전에 이 두나라가 경솔하게 맹세했던 영원히 변치않는 우정이란 오늘날 절대적인 불신으로 변모했다. 중공이 국력을 기울여 독자적인 핵무기공장을 세우게 됨에따라 소련으로서는 하나의 「예방조치」로서 그것을 붕괴시키고 동시에 모택동정권을 쓰러뜨리고 싶은 유혹을 느끼지 않을수 없다.
그러나국토가 광대하고 인구가 세계에서 가장 많고 또 호전적 국민이라는 사실은 중공의적수인 소련에 실제의 무력행사를 어느정도 삼가케 하는 요인이라고 보겠다. 여하간 정치적으로나 「이데올르기」면에서 접근이 불가능하게된 오늘날 앞으로 두나라가 화해를 할것이라는 것은 가장 실현성 없는 가상일 것이다. 그 반대로 가장 있음직한 가상은 몇몇 살상자를 내는 정도의 충돌을 가끔 빚으면서 냉전복태를 계속할 것이라는 것이다.

<미의 세계문제 개입 월남전서 한계보여>

<3>소련으로서는 동부국경지대에서의 긴장상태가 지속되고 동구에서 소련의 영향권을 벗어나려는 원심적인 경향이 계속되는한. 서방측과의 냉전상태를 초래하는 행동을 삼갈 것 이다. 소련은 소련이 중공과의 암투를 벌이고 있는 틈을 이용하여 서방국가들이 동「유럽」국가들의 「모스크바」에 대한 반항을 후원하지 않기를 희구하고 있다.
그러므로 소련은 「유럽」에 있어서의『현복유지』 를 대서양동맹국가들이 인정하도록 외교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서독에 동서긴장 완화를 내세우는 사회당정권이 수립되었고또 미국정부가 타국문제에 불개입 정책을 실천에 옮기기 시작한 오늘날 소련은 자기들이 원하는 「유럽」에서의 현복지유지를 인징받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

<4>미국으로서는 월남전을 통하여 미국이 세계문제에 개입하는데 있어서의 한계를 보여준것같다. 그와 동시에 월남전으로 인한 국민여론의 분열 및 경제적인 면에서의 출혈을 어느정도 심각하게 느끼고있는것 같다. 「닉슨」대통령은 미국의 일방적인 철취가 전세계에서 「워싱턴」정부의 설득력의 감소를 불러일으킬지 모르는 점을 염려하면서 월남전이 미국에 끼치는 악영향을 즐이기 위하여 전력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월남전의 종결과 「유럽」주둔군의 감축을 열망하는 미국국민들의 수가 점점 증가 되고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볼때 추세를역전시킬 심산으로 소련이 갑자기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리라는 것은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하겠다.

<「유럽」통일 못하면 미경제권에 흡수돼>

<5>자주경쟁과 새로운 무기개발에 점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게 됨에따라 심적인 부담이 더욱 커질것이다. 양대 강국이 상대방을 완전 패배시킬수 있다는 희망이 없어지고 또 상대방이 자기를 패배시키겠다는 야망을 포기하기를 서로 바라고 있는 오늘에 와서 자주경쟁과 무기개발에 감당하기 어려운 비용을 지출하는 강대국들이-소련의 경우 문제는 더 심각하지만-「헬싱키」회담을 통하여 그러한 경쟁을 지양할 방법을 모색하는 것은 당연한 귀추라고 보겠다. 그러나 어떤 합의에 도달하기 까지는 심리적인 면이나 또는 기술적인 면에서 상당한 장애물이 있기 때문에 결국 군비축소에 관한 협상은 장기적이 될 것이다.

<6>소련의「케코」침공과「드골」장군의 사임으로 인하여「드골」장군이 주장하던 대서양에서 「우랄」까지의 「유럽」이 실현될 가능성은 거의 전부 사라져버렸다. 그러나 그반면에 이제까지는 여러번 실패하였으나 앞으로는 영국과 북구의 여러국가들이 공동시장국가들과 함께 「처칠」이 1947년부터 역설하던 『통일「유럽」』을 이룩하지 못할 경우에는 「유럽」은 첫깨 경제적으로 거대한 미국에 급속히 흡수될 것이고, 둘째 그 결과로써「유럽」국가들은 국가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건전한 민주주의 체제에 불명예스러운 여러가지 혼란을 격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강대국원조 감소로 극우독재정권 늘 듯>

<7>저개발국가들의 장래가 호전될 가망은 상당히 희박할것 같다. 몇몇 「아시아」「아프리카」국가들이 경제적인 비약단계에 도달해 앞으로도 계속적인 경제발전을 기대할수 있게e된 것은 사실이긴 하지만 부유한 국가들이 가난한 국가들에 공여하는 원조는 그 전체액수나 인구비례에 의한 액수로 보아서 점점 감소되어가고 있다.
그러기때문에 부유한 국가들과 가난한 국가들 사이의 긴장복태가 점차 증대될 것이며 부유한 강대국가들이 자기의 경제적인 이권을 계속 보호할만한 수단을 보유하고 있기때문에 「게릴라」가 여러곳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또 극좌적이기 보다는 극우적인 독재정권이 몇몇 국가에서 수립될 것 같다. 중공과「악랍」민족주의가 바라는 것이 바로 그러한 복황이라고 보겠다.

<8>결론으로 70년대에 동서간에 몇몇 부분적인 조약이 맺어질 가능성이 물론 있다고 하겠으나 전반적인 평화가 올 것이라는 전망보다는 새로운 충돌이 여기저기에서 야기될 가능성이 더 많다고 보겠다.

<약력>
▲1921년「파리」출생 ▲「파리」법대 및「소르본」졸업 ▲1946년 「르·탕」입사 ▲1948년「르·몽드」입사 ▲1951년 외신부장 겸 논설위원 ▲1969년12월 주필 ▲저서=『해빙시대의 대서양동맹』(1961년) 『냉전사』제1권(1966년)『냉전사』 제2권(1967년) 『시민냉전』등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