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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은 부조검사 등 3인조|KAL기 납북 치안국서 수사경위 발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KAL여객기 납북사건을 수사해온 경찰은 l5일 상오 지금까지의 수사결과 KAL소속 YS-11여객기 납북범행은 고정간첩 용의자 채헌덕(38·강릉시 성남동 자혜의원 원장) 과부조종사 최석만(39·영등포구 방화동583의21). 하수인으로 조창희(42·일명 조창기·속초시 양동 131의8·가명을 쓰고 탑승한 한창기와 동일인물) 등 3인조의 소행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최두열 치안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탑승객들과 승무원 51명을 ①성분상 용공성이 인정되는 탑승자 ②간접포섭 대상자 ③강릉지역에 연고자가 있거나 이 지역 사정에 능통한 자 ④승무원의 과거 경력 및 납북 당시의 비행기 조정상황을 면밀히 수사한 결과 『3인조 범행』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경잘은 이번KAL기 납북사건은 고정간첩 용의자 채헌덕이 승객 한창기와 동일인물인 하수인 조창희를 포, 조창희는 부조종사 최석만을 차례로 포섭하여 일당 3명이 범행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경찰의 수사결과는 직접적인 단서나 증거는 없고 경황 증거를 토대로 발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평소 가정에 충실- 최석만 집 주변>
최석만의 부인 장옥순씨(37)와 세 딸과 함께 중류 이상의 안정된 생활을 해왔다.
납북되기 하루 전인 10일에는 일본 「후꾸오까」선을 날았으며 11일 아침에 여느 때와 다름없이 출근했다.
부인 장씨에 의하면 11일 출근하기 전 최에게 「간밤에 꿈이 이상하니 몸조심하라』고 이르자『걱정 하지 말라』면서 집을 나섰다.
평소 최는 일을 마치면 곧장 집으로 돌아와 딸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등 가정에 충실했다.
최의 동료들에 의하면 최는 평소 말없이 직무에 충실해 KAL에 입사한지2년4개월 만인 지난 10월에 기장 발령을 받았다. 최의 11월 봉급은 본봉 2만7천원을 포함 모두 12만5천6백원으로 생활은 여유가 있는 편이었다.

<의사·사건전날 안절부절-승객 채헌덕>
강릉시 성남동에서 자혜의원을 경영하고 있는 채헌덕(38)은 고향이 함남 함흥출신. 1·4후퇴 때 월남하여 S대 의대를 좁업, 친척 중에는 아직도 북한에 살고 있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낫다.
57년에서 61년 사이 공군 강릉 전투비행단 군의관으로 근무한 채는 강릉에서 알게된 조창희를 포섭, 여객기 납북의 하수인으로 삼았다.
납북 전 채의 거동이 수상했던 점은 납북되기 하루 전인 10일 강릉시 모 인사와 점심식사를 하는 도중 전화를 받으러 나갔으나 병원에서는 채에게 전화한 사실도 없었던 것이 밝혀졌으며 채는 그 무렵 『어떤 환자가 나를 찾지 않았느냐』고 안절부절못했다는 것.

<조창희, 권총 갖고 가출>
【강능=본사 임시취재반】KAL 여객기 납북사건 수사본부는 「한창기」라는 가명으로 탑승한 것으로 알려진 조창희(43)집에 미제45구경 권총을 숨겨두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같은 사실은 조의 부인 정시선씨(37)가 l5일 상오 경찰에 진술함으로써 밝혀진 것이다.
정씨의 말로는 조는 속초지구 CID대장으로 근무할 때 가졌던 권총을 제대 후 반납하지 않고 흰 보자기에 싸서 그동안 벽장 속에 감추어 두고 있었는데 지난 8일 조가 집을 나간 뒤 흰보자기만 남고 권총이 없어졌다는 것.
경찰은 또 집을 나온 조가 지난 10일 밤 강릉시 성남동 192 근화여관 13호실에 투숙했으며 그때 노란색의 불룩한 봉투를 가지고 있었다는 여관 종업원 전모군(19)의 진술에 따라 이 봉투 속에 권총을 넣고 다녔던 것이 아닌가 보고 있다.
한편 경찰은 조의 부인 정씨가 사건 후 경찰에 연행되어갔어도 4일간 권총에 대한 말을 하지 않다가 뒤늦게 말을 한 것에 대한 경위를 캐고 있다.
경찰은 조가 권총을 가졌을 경우 범행에 가담했을 가능성이 짙다고 보고 지난 11일 하오 사이에 강릉에서 고정간첩과 접근했을 것으로 추정, 조에 대한 수사를 신중하고있다.

<사건 당일만 조종간 잡아-부조종사 최석만>
최는 조의 포섭을 받고 범행날 강릉발 서울행 YS-11기의 조종간을 잡았다. 53년에서 작년 사이 강릉 제 10 전투비행단에서 근무한 일이 있는 최는 강릉 지역의 사정에 밝으며 처가도 강릉에 있었다.
67년5월13일 제대한 최는 재대 직후 KAL에 취직, 범행 전8, 9, 11일 3차에 걸쳐 비행했으나 조종한 일이 없었다가 11일 서울행 편에서만 조종간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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