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기자가 본 북괴|「매리언·싱클레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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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다음 글은 최근 서방기자로는 드물게 북괴를 방문안 「매리언·싱클레어」 기자가 보고들은 북괴의 현황이다. <편집자주>
내가 북괴에서 4주일간 머무르면서 보고 느낀 것 중 가장 눈에 뛴 것은 북괴전역이 김일성 우상화정책에 도취돼 있다는 점과 그들이 한결같이 전쟁준비에 광분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북괴의 각급 학교·공장·관청 등 어디를 가나 김일성의 거대한 초상화가 붙어있었으며 농민들은 『김일성의 덕분에』풍작이 되었다고 말할 정도였다.
심지어는 4∼5세 되는 꼬마들까지도 완전히 『붉은 교육』 에 물들어, 이들은 무조건 미국이 나쁜 나라라는 사고방식을 강요받고 있었다.
내가 만난 대부분의 북괴 지도자들은 월남전이 끝난 후 다음번의 전쟁터는 한반도가 될 것이라고 공공연히 말하면서 거기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는 중이라고 덧 붙였다.
실제로 북괴의 해안선이나 주요도시, 공장지대 등은 철저하게 방위되고 있었고 사방에 참호를 구축해 놓고 있었다.
많은 공장과 기지는 지하에 건설되어 숨겨져 있었고 원산 근처의 산악지대에 이르는 각 도로는 어딜가나 군검문소가 눈을 부라리고 있었다.
북괴각지에서 『천리마운동이란 말과 『주체』라는 말을 귀가 따갑도록 들어온 나는 판문점에 갔다가 또 다시 호전적인 북괴관리의 말을 들었다.
그 관리는 나에게 「평화는 애걸하면서 얻어지는게 아니다. 다만 싸워서 탈취해야 한다』는 이율배반적인 맡을 들려주었다. <런던·업저버=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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