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 기념물 '남가주 곳곳에 널렸다'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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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번·퍼시픽코스트 '참전용사 고속도로' 표지
버뱅크· 노워크·샌타애나 추모비·기념판 세워
미션비에호시 명판엔 '전쟁 대신 분쟁' 사용

LA 인근의 한국전 기념물 가운데 가장 많은 이들의 눈에 띄는 것은 '한국전 참전용사를 기리기 위한 고속도로' 표지판이다.

벤투라와 LA 카운티를 잇는 126번 프리웨이는 '코리안 워 베테랑스 메모리얼 하이웨이(Korean War Veterans Memorial Highway)'로 지정돼 있다. 약 50마일에 달하는 이 고속도로에는 총 12개의 'Korean War Veterans Memorial Highway'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이 표지판은 벤투라 카운티 샌타폴라 시에 기반을 둔 미 재향군인회 56 지부에서 나서 직접 세운 것이다.

56 지부 측은 "우리가 주축이 돼 1만8800달러 기금을 모금했다. 가주 측에 이 기금을 내고 표지판을 세웠다"며 "56지부 참전용사들을 물론 시민들이 큰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오렌지카운티의 경우엔 헌팅턴비치에서 카피스트라노 비치에 이르는 퍼시픽코스트하이웨이(PCH)가 역시 '코리안 워 베테랑스 메모리얼 하이웨이로 지정돼 있다.

지난 2002년 설치된 표지판은 오렌지카운티의 한국전 참전용사들이 모은 8000달러로 마련된 것이다.

하이웨이 외 LA 인근 한국전 기념물들의 형태는 기념비, 동판, 명판 등 다양하다.

<표 참조>

LA와 가까운 버뱅크 시 맥캠브리지 파크에는 한국전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한국전(Korean War)이라는 글과 함께 한국 지도가 그려져 있으며 버뱅크 출신 참전용사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노워크 시청 건물 앞 한 화단에도 기념판이 새겨져 있다. '한국전 참전용사를 기리기 위해(Dedicated to the memory of those who served in Korea)' 라는 문구가 선명히 새겨져 있다.

샌타애나 시청과 오렌지카운티 수퍼바이저 집무실이 입주한 빌딩 사이 공터엔 6.25 전몰용사 추모비가 있다.

미 재향군인회 가주지회가 샌타애나 시와 오렌지카운티 정부의 협조를 얻어 지난 1998년 건립한 것이다.

추모비 옆에는 제 1차 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전 전몰용사 추모비가 나란히 원형을 그리며 세워져 있다. 6.25 전몰용사 추모비엔 주요 격전지와 도시명이 적힌 한반도 지도와 완전군장을 한 채 소총을 든 미군 병사의 모습이 양각돼 있다. 비 상단엔 "한국전에서 목숨을 잃은 51명의 오렌지카운티 주민에게 바친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미션비에호 시에는 독특한 한국전 기념 명판이 있다. 노먼 P. 머레이 커뮤니티 앤 시니어 센터에 있는 두개의 명판에는 한국 전쟁이 아닌 분쟁(Korean conflict)으로 새겨져 있다. 연방의회가 참전을 결의한 베트남전과 달리 한국전은 미국에서 전쟁(war)이 아닌 분쟁(conflict)으로 규정됐다는 이유다.

미션비에호 시 레크리에이션 앤 커뮤니티 서비스 관계자는 "한국전 참전용사를 비롯한 약 15명이 한국전을 기리는 명판 제작을 위한 기금을 모았고 올 1월 일반 시민들에게 그 명판이 공개됐다"며 "27일에는 우리 시에서 정전 60주년 기념 행사도 열린다"고 설명했다.

터스틴의 옛 해병기지 격납고도 한국전 참전의 흔적을 보여준다.

레인저(Ranger) 출신 한국전 참전용사 조지 실바(82)는 한국전 정전 60주년을 앞두고 "13개월 동안 한국에서 근무하는 동안 평양, 원주, 대구, 부산 등을 누볐다"며 "미국인으로서 자유를 위해, 그리고 한국을 위해 싸웠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갖고 살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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