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방송공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신범식 문공부장관은 6일 국정감사석상에서의 증언을 통해 정부의 당면 언론시책 중 특히 국영방송의 민영화 문제에 대하여 주목할만한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이 자리에서 그의 신임공약의 하나있다고 볼 수 있는 국영방송의 민영화를 위한 방송공사고위 안이 계속 검토 중에 있다고 밝힘으로써 그 안이 이미 유산되었다고 하는 일부 항설을 부인했던 것이다.
신문공의 이날 답변 가운데에는 이밖에도 사이비 언론기관의 정비와 언론윤리기구의 통합개편방침 등에 관하여서도 언급이 있었다하는데 이러한 움직임은 언론계 자체내부로부터의 요망으로 대두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이점에 관하여 우리는 언론자유의 본질적 내용을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정부로부터의 강력한 지원이 한국언론계의 진정한 발전을 촉구하는 계기가 되어줄 것을 기대해 마지않는다. 다만 그의 발언 중 국영방송의 민영화 문제에 대해서만은 아직도 그의 태도가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인상이 짙다는 것을 부언기 어려울 듯 하다.
오늘날, 전파 「미디어」의 영향력이 얼마나 크고 중요한 것인가는 굳이 「맥루한」이론을 들출 필요도 없이 누구나 시인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미디어」자체가 환경을 바꾸게 한다고까지 비약은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전파 「미디어」를 통해 국민에게 전달된 「메시지」의 공정성·정확성·건전성 등이 국민생활의 모든 영역에 걸쳐 심대한 영향을 미쳐, 국가사회의 참다운 발전을 움트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전파 「미디어」의 보급률에 있어 아직은 「유네스코」기준인 인구10인당 「라디오」1대, 인구1백인당 TV 1세트까지는 미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등록된 「라디오」대수 약2백24만대와 TV21만 세트라는 숫자만을 가지고 볼때에도 우리가 「커뮤니케이션」의 영역에 있어서도 이미 중진국의 영역을 넘어서고 있음을 명기하여야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다른 어떤 「미디어」보다도 신속·정확하고 정치적인 중립을 지키면서 공정하게 운영되어야할 국영방송이 항상 편파성 때문에 시비의 대상이 되고 「프로그램」의 내용에 있어서도 낙후성을 극치 못하고 있다면 이는 오늘날 「매스·미디어」가 담당해야할 근본적인 사회적 기능을 다할 수 없음은 물론, 나아가 정부자체의 명예와 이익을 위해서도 커다란 「마이너스」가 아닐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방송이 몇몇 관료들의 손에 의하여 편파적으로 운영되고, 그들의 협량성과 처우문제 때문에 생기는 「프로그램」의 축적저하를 막기 위한 유일한 해결방법이 곧 방송관리기구의 사회화에 있음은 다른 여러 나라에서의 경험을 통해 이제 의심할 여지가 없게 되어있는 것이다.
다행히 신문공은 일부 항간의 우러를 씻고 국영방송의 민영화를 위한 방송공사설치 안이 결코 유산된 것이 아님을 명백히 했고, 또 현재의 「미디어」진급 추세로 보아 1, 2년 안에는 국고보조 없이도 시청료만으로 KBS의 독립선영이 가능할 것이라는 낙관론을 폈다 한다. 우리의 견해 역시 정부가 전파「미디어」의 보급에 좀더 적극적인 정책자세를 취한다면 국영방송의 민영화를 가로막는 애로 중 적어도 재정문제는 이제 무시해도 좋을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부는 국영방송를 몇몇 관료들의 수중에 남겨 둠으로써 얻을 수 있는 소리에 미련을 버리고 내년부터라도 그 민영화를 기하겠다는 과단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