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세 감사에 자가비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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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국회문공위는 3일 서울시 감사에서 상오는 저자세였다가 하오 갑작스레 고자세가 되어 관리들을 어리둥절하게했다.
서울시 교육위원회의장인 김현옥 시장에 대한 질문에서 몇 의원들은 『시장님, 대환문을 언제 이설할 작정입니까』 『시장님, 서울시교위에 대한 교육비지원을 내년엔 13%로 올릴 수 없읍니까. 용기를 내서 말씀해 보시지요』라고 청탁하기도.
그런데 점심시간에 K의원이 김종호 위원장에게 『예의 바른 것은 좋지만 「시장님」 등 지나친 저자세 감사태도는 시정해야한다』고 말해 비판을 받게 됐는데 하오 감사에서 김 위원장은 오경인 교육감이 호주머니에 손을 넣었다해서 『감사 받는 태도가 그게 뭐냐』고 호통.
한편 국회교체위의 국제관광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2시간반동안의 감사시간 중 공사측이 「브리핑」만으로 1시간20분을 끌자 이백일 의원 같은 이는 『「브리핑」 마취에 걸리겠다』고.
또 의원들의 질의에 대한 김일환 총재의 답변은 『이 정도면 다됐읍니까』 『그 이상은 제가 말못할 입장입니다』 『그건 서면으로 올리겠읍니다』로 넘어갔다.
3일의 신민당 중앙상위는 전례 없이 온건한 분위기.
정해영 총무가 대여투쟁의 새방향을 요구하자 『계속 등원거부라는 이충환씨의 강경론과 『등원투쟁이 원칙』이라는 김형일 박찬씨 등의 온건론이 맞섰는데 온건쪽에 지지가 많았다.
또 김형일 의원이 『부총재도 정무위원도 모두 파벌의 대표들이니 전당대회준비는 따로 기구를 만들어야한다』고 화살을 던졌으나 『오늘은 듣기만 하고 말을 말자』는 각파 「보스」의 지령이 잘 지켜져 모두 입을 다물어버렸다.
회의가 끝난 뒤 유진산 부총재는 상무위원들을 시내 한 음식점에 초대, 연회를 베풀고 네 부총재 중 아호가 없는 정일형 부총재에게 「기산」이란 호를 지어주기도.
제1야당부재로 망각지대가 돼온 창령보선운동은 막바지에 약간 가열해진 듯.
공화당의 성낙현 후보는 3일 윤치영 당의장서리를 맞아 창령군수·경찰서장 등 기관장 15명을 이곳 「위정」이란 음식점에 초대 협조를 당부.
대중당의 박점수 후보는 약3천호나 되는 일가들을 찾아다니며 씨족표의 단합을 시도.
조그만 창령바닥에는 외부로부터 낯선 사람들이 몰려들어 붐비고 창령입구인 마산과 대구통로에서 불심 검문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창령=홍사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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