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정조준 살인이었다|라이프지 밀라이 학살 사건 보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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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뉴요크1일AP동화】「라이프」지는 1968년3월16일 월남 「밀라이」촌락에서 발생했다고 하는 민간인 학살사건을 생생하게 묘사한 「칼라」사진 8매를 10면에 걸쳐 공개하고 당시 현장에 있었던 「마이클·베른하르트」상사의 말을 인용, 이것은 『정조준살인』이었다고 전했다.
라이프지는 이 사진과 함께 여러 현장목격자들의 처참한 진술을 사진설명과 함께 게재하고 목격자들의 진술은 밀라이촌에 공수된 미군이 『적의 사격을 거의 받지 않았고 미군에 사상자가 없었으며 적군을 거의 발견치 못했는데도 남녀노소의 민간인을 고의로 살해한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프지가 공개한 사진은 당시 군 촬영반원의 상사였고 지금은 「클리블랜드」의 실업가인 「로널드·해벌」씨가 찍은 것이며 사진내용과 목격자들의 진술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한 사진은 13세의 어떤 월남소녀가 미군의 희롱에서 벗어나려고 엄마 뒤에 숨어 샤쓰의 단추를 잠그는 장면이었다. 「해벌」씨는 한 미군이 일단의 여자 속에서 13세의 소녀를 끌어내 다른 미군의 도움을 받아 「파자마」차림의 이 소녀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고 술의했다. 어떤 미군 한 명은 이 소녀가 「베트콩」을 위한 창녀라고 희롱했다. 그러자 소녀의 어머니가 달려와 미군을 꼬집으면서 딸을 구하려 했다.
이때 「해벌」상사가 뛰어들어가 엄마 뒤에 숨어 옷단추를 잠그려는 소녀의 사진을 찍었다. 당시 현장에 함께 있었던 로버츠 기술병은 이 미군들이 「해벌」상사를 보자 희롱하기를 중지했다고 말했다.
잠시 후 한 미군병사는 『이 여자들을 어떻게 할까?』라고 물었다.
『죽여버려』라고 다른 사병의 대답소리가 들렸으며 이윽고 M-60경 기관총 소리가 들려 뒤를 돌아보니 여자들은 물론 함께 있던 어린애들도 모조리 죽어 있었다고 「로버츠」는 말했다.
▲또 한 사진은 「밀라이」촌락의 도로상에 쌓인 시체를 나타내고 있는데 그 대부분이 여자와 어린애였으며 이들은 벗어나려고 몸부림친 것 같다고 「해벌」씨는 사진설명에서 말했다. 「해벌」씨는 「샤쓰」만 몸에 걸친 한 꼬마가 이 시세더미에 다가와 한 시체의 손을 잡자 자기 뒤에 있던 한 미군이 엎드려 쏴 자세를 취하더니 30m떨어진 이 꼬마를 단 l발에 쏴 죽였다고 진술했다.
▲한 월남성인이 두 어린이를 데리고 미군쪽으로 조심스럽게 오고 있었는데 사내아이는 왼쪽 계집애는 오른쪽에 있었다. 겁에 질린 계집애는 월남어로 『노·노』라고 외쳤으나 갑자기 미군 병사들이 발포했으며 이 세 사람은 죽고 말았다고 「해벌」씨는 말했다.
▲「해벌」씨는 『우리가「밀라이」촌에 도착했을 때 바른편 숲에 한 여자의 머리가 보였으며 미군은 마치 좋은 사격표적이나 생긴 듯이 마구 사격하여 그 여자의 뼈가 허공에 뿌려지는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
▲「베른하르트」(23)씨는 「라이프」지 진술에서 『우리 몇 명만이 학살에 참가하기를 거부했으며 난 이것을 합법적 명령으로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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