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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질은 구별되나 음향 효과는 양념만 친 느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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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전문가 블라인드 테스트는 지난 9일 서울 청담동 청음샵 셰에라자드(www.schezade.co.kr)에서 진행했다. 초청된 전문가는 조용필의 공연 사운드를 만드는 3인방 박병준·안성근·송재진씨다. 본지 7월 3일자 ‘최고의 소리…흐리고 습한 날, 관객 만원일 때 나오죠’에 소개된 이들이다.

박병준씨는 조용필 ‘헬로’의 음반 프로듀서 겸 레코딩·믹싱과 공연 사운드까지 총괄하는 전문가고, 안성근씨는 조용필 공연 사운드의 시스템을 총괄하는 엔지니어다. 송재진씨는 이번 공연에 쓰인 사운드 시스템 제작사 클레어브라더스의 한국 담당 부사장이다. 덧붙여 셰에라자드에서 추천한 오디오 칼럼니스트 주기표씨가 테스트에 동참했다. 테스트곡은 박병준씨가 추천한 조용필의 ‘바운스’로 골랐다.

 어플별 음질 비교 테스트는 갤럭시폰을 하이파이 오디오와 연결해 진행했다. 보다 명료한 감상을 위해서다. 멜론·엠넷·KT지니·벅스 등 4종의 어플을 바꿔가며 들려주고 선호도 순위를 매기게 했다. 스트리밍 음질은 4종 모두 128Kbps로 설정했다.

박병준씨와 안성근씨는 지니를 1순위로 골랐다. 안씨는 “ 밸런스가 가장 좋다”는 이유로, 박씨는 “정상”이라는 이유로 선택했다.

송씨는 “밸런스가 좋고 저음이 강하다”는 평과 함께 벅스를 1순위로 꼽았다. 주씨는 “깔끔하고 정갈하다”며 멜론을 1위로 꼽았다. 이들의 선호도는 각각 달랐지만 “어플별로 음질 구분이 된다”는 데엔 의견을 같이했다.

전문가들은 음향 효과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컸다. 지니 어플로 3D 입체음향 효과를 켜자 “비정상”(박병준), “보컬이 묻힌다”(주기표), “리버브(reverberation·잔향)가 너무 심함”(송재진) 등의 평이 주를 이뤘다. 벅스의 래드손 기능에 대해서도 “명료도가 줄어들고 원음에서 변질된 느낌”(안성근). “오래 들어야 변화가 느껴진다”(박병준)고 말했다.

 박씨는 “스튜디오에선 악기 별로 채널을 나누고 보컬도 여러 겹으로 펼쳐 수십 채널을 녹음해 완성하는데, 음향 효과는 이런 섬세한 음들을 중음역대 혹은 저음역대 등으로 뭉뚱그려 키우거나 축소해 왜곡한다”며 “음향 효과는 창작자 입장에선 원작 훼손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그는 “음식재료가 좋아야 하는데 양념만 팍팍 친 것과 같다”고도 비유했다.

 주씨는 “오디오 전문 브랜드의 하이엔드 제품에 음향 효과가 적용된 예는 찾기 어렵다. 가전 브랜드가 오디오를 만들면서 차별화하기 위해 스테레오 등의 음향 효과를 마케팅 수단으로 내세운다. 음향으로 재미를 본 건 야마하 정도밖에 없다. 고급 오디오일수록 별다른 설정 없이 그냥 들으면 좋은 소리가 난다”고 말했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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