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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상승세" 믿어도 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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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17일 거래소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가 26.63포인트 올라 단숨에 600선을 뛰어넘었다.

지난달 3일 25.93포인트가 상승한 이후 올 들어 가장 큰 오름폭이다. 문제는 이 같은 상승세가 앞으로 지속될 수 있느냐다.

◇단기 상승 가능성 커져=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25일 대통령 취임일을 전후한 시기까지 주가가 계속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최근 증시로의 자금유입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3, 14일 이틀간 투자자문.투신운용사를 통해 국민연금 7백억원이 증시에 투입됐다. 비록 저평가된 선물을 사들였지만 간접적으로 증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증권업계에선 전망한다.

국민연금의 주식투자는 이달 들어 계속 늘고 있다. 국민연금 투자전략실 온기선 팀장은 "지난달 주식을 거의 사지 않았기 때문에 이달에 투자할 자금에 어느 정도 여력이 있다"고 밝혔다. 또 국민은행이 1조원, 증권업협회 등 증권유관 기관이 4천억원의 자금을 단계적으로 증시에 투자할 예정이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방증하듯 지난달 순매도로 일관하던 기관은 이달 들어 17일까지 거래소에서 2천2백억원, 코스닥에서 1백80억원을 순매수하며 매매 태도를 바꾸고 있다.

올 들어 종합주가지수가 계속 내리막길을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고객예탁금도 소폭이나마 늘어나는 추세다.

튜브투자자문 김영수 사장은 "지난 14일 외국인이 1천억원 가량을 순매도한 것을 제외하면 매도물량이 그리 많지 않다"며 "외국인이 대규모 매도공세를 취하지 않는 한 주가는 단기간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중장기 낙관은 어려워=지난주까지 증시를 달궜던 '바닥논쟁'은 이날 주가가 급등하면서 수면 아래로 내려갔지만 불씨가 완전히 사그라 든 것은 아니다.

주가 급등의 가장 큰 원인이 이라크 전쟁 연기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미국 증시가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핵.이라크 전쟁 등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은 계속되고 있어 주가가 상승세로 추세 전환했다고 보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이다.

미래에셋 이정호 투자전략팀장은 "미국.독일 등의 증시가 아직 상승세로 접어들었다는 징후가 없기 때문에 국내 증시만 나홀로 상승세를 타기는 힘들 것"이라며 "추세 전환이 이뤄질지는 아직 더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자금의 수급 여건은 많이 개선됐지만 기관이 '사자'로 완전히 전환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부 정의석 부장은 "17일 기관의 순매수(9백14억원) 중 상당액이 프로그램 매수에 의한 것"이라며 "다만 외국인의 매도 물량이 점차 줄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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