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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를 노린 야합 |왜 북괴와 중공은 다시 가까워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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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최근 외신은 중공·북괴간에 새로운 고위층접촉이 빈번해지고 있다는 보도를하고 있다. 1965년2월 소련수상「코시긴」이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간이후 북괴가 대중공편향으로부터 대소편향으로 급격히 기울어졌고 이런현상은 그들이 계획한 7개년경제계획의 부진, 전쟁준비의 강화, 친중공정책으로 입은 외교적고립의 탈피 그리고 중공문화혁명전개로 인한 중공의 대국주의적 내정간섭경향 (모택동을 김일성보다 앞세우는 선전 활동) 을 배제하기 위함이었다.
그리하여 68년말과 69년초는 북괴·중공간 국경무력충돌설까지 나돌정도로 쌍방관계는 악화일노에 있는것같이 일부에서는 전해졌으나 그와같은 보도들과는 달리 금년에 나타난 일련의 제징후는 북괴와 중공간에 관계개선을 위한 노력이 상당히 진지하게 전개되고 있음을 나타내었다.
지난 7월11일 북괴·중공간 군사조약체결 8주년에제한 논조에서 북괴는종전과는 달리『중공의 대만해방투쟁을 적극지지한다』고 말했고, 중공은『북괴의 반미투쟁과 대남적화투쟁을 적극지지한다』고 천명함으로써 각기의 기본투쟁목표의 정당성을 두둔하고 비호해 나섰다. 뿐만아니라 이 군사조약체결기념「리셉션」석상에는 북평에서 중공부총리 이선념, 평양에서는 외무상 박성철등이 나타남으로써 고위급인사에 의한 교환이 시작되어 지난 3, 4년동안의 소원상태에서 탈피하려는 적극자세를 보인것이다.
그후 소위 북괴정권 창립21주년 기념일을 축하하는 지난 9월9일 중공 성명은 상기태도를재확인하고 나섰고 이어 중공 창건기념일인 10월1일에는 최용건을 단장으로하는 북괴대표단을 북평에 파견, 국경절「퍼레이드」에서 모택동과 주은래의 중간에 나란히 서게함으로써 북괴에대해 파격적인 대우를 하는가하면 주은래가 합석하는 쌍방고위급 회담을열어 앞으로의 북괴·중공간 유대강화와 반미 투쟁의 전투적우의를 다짐하는등 전에 볼수없던 친근태도를 표시하였다.
이러한 쌍방간 접근노력은 한낱 의례적인 행사로 끝나지않았다. 수일후인 북괴·중공간 외교설정 20주년 기념일인 10월6일에 이르러서는 수년간 한산했던 북평과 평양의 쌍방외교공관에서는 대대적인 축하연회를 배설하여『피로써 맺어진 중공과 북괴간의 전투적 친선이 계속공고히 발전될 것을 기원한다』고 하면서 모택동과 김일성을 위하여 축배를 든다는 전례없는 공동보조를 취하기로 되었다.
중공군이 한국전쟁에 참전한 10·25참전기념일에는 쌍방이 각기 다채로운 기념행사를 개최하고『중공군의 참전은「프롤레타리아」국제주의적 원조이며 강하나를 사이에두고있는 양국인민은 공동의 원수를 반대하며 오랜기간싸운 전우이며 형제』라고 못박고 북괴는 피로써맺은 중공과의 전투적 친선관계를 강화발전시키기 위하여 자기의노력을 아끼지앉을 것을 굳게다짐한다고까지 언급하게되었다.
이상과같이 금년에 나타난 쌍방관계개선이 두드러진 징후는 1970년대를 목전에둔 중공·북괴간의 새로운 의미의 상호협조와 지원을 구체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오래전부터 예측되어 온바이지만「아시아」문제는 미·소·중공간의 삼각관계발전에 따라크게 영향받을 것이다.
북괴의 지정학적위치에서 볼 때 중공의 도움없이 김일성은 대남적화계획을 실현할수없으며 반면 중공입장에서 볼 때 극동에 위치한 동료의 도움이 절실하다.
양정권은 계속 반미통일전선을 확대함으로써만이 잔여지역의 (남한과 대만) 적화를 추구할수 있다는 생리작용을 멈출수는 없다.
더우기 70연대의 아세아는 미국의 비미국화정책, 영국군의 철수, 월남전의 종결, 아세아각국의 실리추구경향의 증대, 그리고 소련의 대남하정책촉진등 새로운 정세가 구체화할것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시기에 맞추어 양정권을 자기들나름의 대비책강구가 절실하다.
북괴가 고위급인물을 통해 대중공접촉을 증진시키고 있다는 사실은 그들이 중·소양정권간의 대립을 조정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이유때문이라기 보다는 핵무기를가진 중공의 힘을 자신의 대남전략에 원용해보자는 심산이 크게 작용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만약 중공이 다시한번「반둥」식 외교를 적극화시킬때 모택동외교전략인 중간지대로의 진출이 용이할지 모르며 북괴는 다시 그들등에 업혀질수도있다.
하여간 교조주의적 극좌분자인 양정권의 접근은 자유아세아국가는 물론 소련까지도 결코 유쾌하게 느껴질수 있는것이 못되며 위험부담만 가중시킬 것 이라고 생각된다. <국제문제연구소연구위원 강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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