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달 뒷면의 고독이 좋았다|바빠 잡념 일으킬 새 없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2일간 한국방문을 한 미국의 달 우주인「닐·암스트롱」씨는 3일 하오「텔리비젼」회견에서 달 표면에서의 활동이 지상에서 예상한 것보다는 훨씬 쉬웠다고 말했다.
이날 과학기술처 출입기자단을 비롯하여 외국기자 그리고 엄격히 선정된 국내과학자들이 참석한 기자회견에서 세 우주비행사들은 시종 미소를 띤 가운데「아폴로」11호 비행에 대한 기자들 질문에 친절하게 대답했다.
달로 향해 지구를 떠날 때의 감상에 대해「올드린」은 하도 예정이 바빠 잡념을 일으킬 새가 없었다고 말했고 지구와 무선이 두절되는 달뒤에 사령선이 들어갔을 때 아무 방해도안 받고 홀로 있는 것이 아주 좋았다고「콜린즈」는 말했다.
달의 색깔이 어떻더냐는 질문에 대해선 한마디로 꼬집어 말할 수 없다고 전제하고 대체로회색이나, 시시각각으로 흑색 흑갈색, 회색 등으로 변하고 있었다고 그들을 대표하여 색깔 전문가라는「콜린즈」가 답변했다.

<사인공세 헤치며 쇼핑도|워커힐 하룻밤, 국악 즐기고>
한국에서 하룻밤을 지낸「암스트롱」「콜리즈」「올드린」등 3명의 우주인은 짧은 방한중에도 많은 사람들과 만나 인류의 꿈을 이룬 달 착륙 경험담을 이야기했다. 이들은 기념촬영과「사인」, 그리고 달을 배경으로 찍은 세 우주인 사진을 기념품으로 남기고 아쉬운 작별을 했다. 3일 저녁6시 정일권 국무총리가 영빈관에서 베푼「리셉션」에 참석한 이들은중강지곡, 함령지곡 등 아악을 듣고『음률이 은은하고 멋있다』면서 가야금사조를 한 곡 더청해듣기도 했다.
이날 저녁 7시30분 숙소인「워커힐」에 닿은 이들은「올드린의 이종4촌 누이「니콜」부부와 함께「나이트·클럽」에서「쇼」를 보며 저녁식사를 중국음식 대신「니콜」씨의주문으로 불고기를 먹고는「원더풀」을 연발했다.
「암스트롱」은「로비·쇼핑·센터」에서『고향에 있는 가족들에게 목걸이를 만들어 주겠다』면서 확대경을 들고 연수정 3개(4천8백원)를 고르는데 15분이나 걸려『달 암석을 관찰하듯 세밀하다고 칭찬(?)하자『천성이 그런걸 어떻게 하느냐』고 받아넘겼다.
「쇼」를 보고 나온 이들은 직원과 내외관광객들의「사인」공세를 받고 한동안 진땀을뺐다.
영광스러운 손님을 맞은「워커힐」측은 우주인들이 머무른「더글러스·하우스」103호실104호실, 105호실을 앞으로는 번호를 지워버리고「암스트롱」호, 「콜린즈」호, 「올드린」 호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오늘 상오 이한|청와대서 훈장받고>
세계우방을 순방중인 우주인「닐·암스트롱」「마이클·콜린즈」「에드윈·올드린」등 3명의 우주인은 우리나라에서 하룻 밤을 지내고 4일 아침 8시45분 각각 부인과 함께 미대통령전용기편으로 김포공항을 출발, 일본으로 떠났다.
이날아침「헬리콥터」편으로「워커힐」에서 김포공항에 도착한 이들은 환송 나온 신범식 문공부장관에게『한국에 오기 전 22개 나라를 방문했으나 이번처럼 따뜻한 환영은 없었으며 영원히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3일하오 청와대로 박대통령을 방문, 박대통령으로부터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으며 정일권국무총리가 베푼「리셉션」에 참석했다.
이른 아침 쌀쌀한 날씨에도 2천여 명의 중·고교「보이·스카우트」와「걸·스카우트」가 이들을 공항에서 환송했으며 이들은「트랩」을 오르며 손을 흔들어 짧은 여정을 아쉬워하는 듯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